[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이기든 지든 독하게 야구하는 것이 예전부터 생각해온 신조였다. 점수차에 관계 없이 매 경기 독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프로야구 LG의 사령탑에 오른 양상문 감독(53)은 ‘독한 야구’라는 말로 각오를 대신했다. 양 감독은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취임식 및 기자간담회에서 “팀이 5할 승률에 복귀할 때까지는 홈런과 적시타가 나왔을 때 선수들을 마중하지 않겠다. 축하 메시지를 전할 시간에 코칭스태프와 다음을 생각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팀에겐 매 순간과 1분 1초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남상건 LG 사장(60)과 주장 이진영(34)으로부터 축하 꽃다발은 건네 받은 양 감독은 “LG의 감독은 영광스러운 자리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며 운을 뗐다. 전임감독의 갑작스런 사퇴와 성적 부진 등 바로잡아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점에서다. 양 감독은 “4년여 만에 감독으로 구단에 복귀했지만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응원해주시는 많은 분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팀을 만들겠다”고 했다.
프로야구 LG 양상문 감독이 13일 공식 취임했다. 주장 이진영(오른쪽)으로부터 축하 꽃다발을 건네 받은 뒤 악수를 나누고 있는 양 감독.[사진 제공=LG 트윈스]
원본보기 아이콘남은 시즌 순위경쟁에서는 “갈 길이 멀고 수치상으로 볼 때 쉽지 않지만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했다. 당장 많은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차근차근 팀을 꾸려 나가겠다는 게 양 감독의 구상이다. 그는 “나부터 급해지면 더 어려운 상황에 빠질 수 있다”며 “하나하나 계단을 오르는 심정으로 임하겠다”고 했다.
양 감독은 향후 타순의 선발명단에는 변화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투수 로테이션에 변화도 줄이기로 했다. “시즌 전 전력상으로 3~4위 정도로 예상했고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지난 경기에서도 실력에서 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앞으로가 더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고민 중인 5선발과 포수에 대해서는 “윤지웅(26)과 신재웅(32)을 주목하고 있고 신정락(27)이 복귀하면 구체적인 변화를 고민해 볼 것”이라며 “그 동안 투수들과 포수들 사이에서 소통의 문제가 있었다. 최경철(34)과 윤요섭(32) 등 기존 전력을 최대한 활용하되 부족한 부분은 훈련으로 메워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LG가 자신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구단에서) 선수들과의 호흡과 유대관계를 높이 봐주신 것 같다”며 “지금 있는 선수들은 예전에도 호흡을 맞췄던 선수들”이라고 답했다. 양 감독은 2002~2003년, 2006~2008년 LG 투수코치를 지냈고, 이후 2009시즌까지는 LG 2군 감독을 역임했다.
한편 LG는 13일부터 잠실 홈에서 롯데를 상대로 주중 3연전을 갖는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