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서 학부모 불법찬조금 조성 제보 잇따라

스승의 날· 체육대회 앞두고 학부모회서 돈 갹출… 참교육학부모회 “교육청과 학교가 근절의지 보여줘야”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지역 일부 학교에서 학부모회를 중심으로 불법찬조금 조성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참교육학부모회 인천지부에 따르면 체육대회와 스승의 날 등을 앞두고 학부모들에게 찬조금을 갹출하고 있다는 제보와 상담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불법찬조금은 학교운영위원회나 학부모회가 중심이 돼 임원과 회원들에게 각 수십만원씩이 걷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여고의 경우 학교운영위원들이 30~40만원의 회비를 걷어 다가오는 스승의 날과 체육대회에 쓸 예정이다. B초교 역시 스승의 날과 체육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학부모들에게 돈을 걷기로 결정했다.

C중학교의 경우 체육대회를 앞두고 학부모회에서 임원은 100만원, 회원들은 20만원씩 각출했다가 민원이 접수되자 돈을 돌려주기도 했다.

이같은 사실은 불법찬조금 갹출에 불만을 가진 학부모들이 참교육학부모회에 제보를 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해당 학교들은 모르는 일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학교 측의 묵인하게 불법찬조금 갹출이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다는 게 제보자들의 증언이다.

또 그동안 학부모총회에서 형식적으로나마 보여주던 불법찬조금 근절 동영상이나 학교 측 주최의 불법찬조금 근절 교육이 올해는 전혀 없다는 학부모들의 의견도 있다.

참교육학부모회 인천지부 관계자는 “불법인지 알면서도 강제모금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괴로운 심경과 불법찬조금 요구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묻는 전화가 늘고 있다”며 “자녀들을 염려해 학교이름을 말하지 못하고 전화를 끊는 건수가 제보건 보다 훨씬 더 많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자녀들에게 불이익이 미칠까봐 울며 겨자먹기로, 또는 관행적으로 불법찬조금이 답습되고 있다”며 “불법찬조금 근절 의지는 교육청과 학교 관계자들의 의지에 달려있는 만큼 지속적인 교육과 강력한 근절대책이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