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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으로 기우는 한은… "금리 2%P 올라도 가계 충격 크지 않아"

최종수정 2014.04.30 12:00 기사입력 2014.04.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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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위험부채 전체의 8.2%… 1년 새 2.5%P 급증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이 머지않아 보인다.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가계의 위험부채 비율 급등세를 우려했지만, 급격한 금리 인상도 견딜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금융안정보고서가 기준금리의 '포워드 가이던스(사전적 정책방향 제시)' 역할을 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가계부채가 금리 인상을 가로막을 상황은 아니라는 한은의 입장이 분명해진 셈이다.

한은은 30일 금융안정보고서에 담은 '최근 가계 재무건전성의 동태적 흐름 점검' 보고서를 통해 "전체 가계부채 가운데 위험부채 비중이 1년 새 2.5%포인트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해 8.2%에 이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금리가 2%포인트 급등해도 위험가구나 위험부채 비중은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금리 인상을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는 얘기다.
한은이 말하는 위험부채는 순자산비율과 현금흐름비율이 모두 마이너스 상태인 가구의 빚이다. 최근 상황을 대입하면, 한계가구가 진 빚이 그만큼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한은은 그러면서도 가계 부채 구조가 금리인상을 견디지 못할 만큼 심각하지는 않다고 봤다.

보고서에 담은 시각은 앞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나온 이주열 한은 총재의 언급과 같다. 이 총재는 청문회를 통해 "어느 정도의 금리 상승 부담은 가계가 감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은이 추정한 2013년 3월말 현재 가계부채 위험가구는 금융부채를 가진 전체 가구의 4.7% 정도다. 1년 전보다 0.3%포인트 비중이 확대됐다. 문제는 이들이 진 빚의 규모다. 가계부채 가운데 위험가구의 빚, 즉 위험부채 비중은 8.2%로 1년 만에 2.5%포인트나 늘어났다.
한은은 이런 상황에서 두 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해 스트레스테스트(재무건전성 평가)를 실시했다. 하나는 미국의 양적완화(QE) 축소에 따른 시장금리 급등, 다른 하나는 금리와 소득, 주택가격 등 거시경제 충격이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충격 상황이다.

한은은 먼저 '미국이 돈을 거둬들여 금리가 2%포인트 급등하는 상황'을 상정했다. 단기에 현실화하기 어려운 극단적인 상황이지만, 이 정도의 충격을 받아도 전체 가구 가운데 위험가구의 비중은 0.5%포인트, 위험부채 비중은 1.7%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칠 것이라는 게 한은의 분석 결과다. 한은은 "금리가 급등해도 가계부채가 금융시스템을 위협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결론냈다.

소득 분위별 충격도 그다지 심각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소득 1분위(하위 20%)와 2분위(하위 40%) 가구를 중심으로 위험가구 비중이 1%포인트 남짓 늘고, 비교적 소득이 높은 소득 4분위 가구의 경우에도 위험가구 비중은 0.4%포인트 정도 늘어 전체적으로는 비교적 낮은 수준에서 통제가 가능하리라고 내다봤다.

위험부채의 비중은 위험가구 비중 증가폭을 웃돌겠지만, 역시 우려할 만큼 급격한 상황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점쳤다. 한은은 금리인상으로 소득 1분위와 4분위 가구에서 위험부채 비중이 3%포인트 정도 증가하고, 소득 2분위 가구에서 위험부채가 1.9%포인트 정도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예상대로 비정규직, 비은행금융기관 이용 가계의 타격이 클 것이라는 전망을 덧붙였다.

첫 번째 경우보다 더욱 실현 가능성이 낮지만, 두 번째 시나리오에 따른 복합적 충격이 온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한은은 이 경우 가계의 재무건전성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고 했다. 1, 2분위 중 위험가구 비중은 각각 7.1%포인트, 4.8%포인트 급등하고, 위험부채 비중 역시 1분위에서는 13%포인트, 4분위 가구에서는 10%포인트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두 가지 상황을 종합해 "예상치 못한 금리의 급격한 상승 등 거시경제의 충격이 왔을 때에도 가계는 전반적으로 큰 무리 없이 이를 감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스트레스테스트 결과가 통화정책방향과는 무관하다는 게 한은의 주장이지만, 경제 상황을 보는 한은의 눈이 점차 금리인상으로 기울고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한은은 한편 "최근 가계 소득 흐름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비이자수지 흑자폭이 확대되는 건 지출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정책 대안으로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소득 기반을 확충하고, 가계의 높은 금융거래비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제안했다. 바꿔드림론 등 서민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저소득 가구의 이자수지 적자비율 상승폭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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