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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재무회의, 한국이 '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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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오석 경제팀, IMF개혁안·양적완화 축소 어젠다 주도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IMF에서 열린 IMFC(국제통화금융위원회) 회의 참석에 앞서 쟈넷 옐런 FRB의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제공=기획재정부>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IMF에서 열린 IMFC(국제통화금융위원회) 회의 참석에 앞서 쟈넷 옐런 FRB의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제공=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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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G20미팅'의 승자는 한국이었다. 이번 G20재무장관ㆍ중앙은행총재회의와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의 핵심의제는 '국제통화기금(IMF) 개혁안'과 '리버스 스필오버(역파급효과)' 였다. 둘 다 한국이 주도적으로 제기한 아젠다였고 타겟은 미국이었다. '현오석 경제팀'은 치밀한 작전회의와 팀플레이를 통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은 것으로 평가된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스스로도 "G20 등 다자간 회의체에서 한국의 위상이 글로벌 핵심(key) 플레이어로 부상했다"고 했을 정도다.

우선 IMF개혁안의 핵심은 쿼터(지분)를 재조정하는 것이었다. 미국과 유럽의 지분을 줄이고 개도국의 지분을 늘리는 것이다. G20 정상들이 2010년 서울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사안인데 4년이 넘도록 최대주주인 미국에서 의회가 비준을 거부하며 답보상태에 빠진 것. 더구나 미국과 함께 지분이 줄어드는 유럽은 "의견을 내봐야 득 될 게 없다"며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한국과 함께 지분이 늘어나는 브라질, 중국, 인도, 러시아 등 '브릭스'가 미국에 압박작전을 펼쳤다. 결국 G20은 커뮤니케에서 미국에 비준을 촉구하고 올 연말까지 비준되지 않으면 IMF가 대안을 개발한다고 명시했다. IMFC도 공동선언문에서 이같은 입장을 재확인하고 오는 10월10∼11일 워싱턴에서 차기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또 다른 아젠다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후폭풍이었다. 미국은 양적완화를 끝낸 뒤에는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고 예고한 상태다. 사실상 제로금리 상태인 미국의 기준금리가 내년 4월쯤 오르기 시작하면 세계 각국의 금리도 연쇄적으로 오를 수 밖에 없다. 각국이 경기회복을 위해 과감한 조치를 해야하는 시점에서 미국발 금리인상과 이로 인한 원화강세는 세계경제와 한국경제의 위험요인이 될 수 밖에 없다.

현 부총리는 세계경제의 불균등한 회복세를 "세계경제에 봄이 왔다고는 하나 세계경제 구석구석까지 온기가 도달하지는 않았다"며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에 비유했다. 이어 "미국은 세계경제 회복세 안착과 역파급효과(신흥국 불안이 선진국으로 전이되는 현상)를 감안해 통화정책 정상화를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G20은 커뮤니케에서는 지난 2월 우리측 제안으로 처음으로 시도된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시나리오 분석'에 대해 "다소 낙관적이며 금융채널을 통한 파급효과 연구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IMFC도 통화정책기조에 대해서는 "신중하면서도 점진적으로 조정돼야 하며 회원국 간 공조를 통해 파급효과와 역파급효과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현지시간)이 기후변화 장관급회의가 열린 세계은행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김용 세계은행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총재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제공=기획재정부>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현지시간)이 기후변화 장관급회의가 열린 세계은행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김용 세계은행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총재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제공=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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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중인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규제개혁은 성장전략에 목이 마른 나라들에 우수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현 부총리는 이런 '아젠다 세팅' 능력을 인정받아 이번 춘계회의 IMFC 인트로세션의 모두발언을 요청받았으며, G20ㆍIMFC 합동 세션에서도 마무리 발언자로 촉탁됐다. 뉴욕타임스는 G20회의 결과 기사에 현 부총리가 자넷 옐런 연방준비제도(FRB) 의장과 대화를 나누는 AFP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

회의기간 중 열린 기후변화장관급회의에서는 한국의 녹색리더십이 주목받았다. 회의는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개최했고 현 부총리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참석해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성과 함께 인천 송도에 사무국이 있는 녹색기후기금(GCF)의 재원조성 필요성을 환기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비즈니스외교도 성과를 거뒀다.

현 부총리는 회의에 앞서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캐나다와 호주 재무장관을 잇달아 만나 국회 비준 등 FTA 발효까지의 속도를 높이기로 합의했다. 회의기간에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중남미의 '빅2'인 브라질, 멕시코 재무장관과 면담을 갖고 한국기업 진출 지원을 요청했다. 취임후 처음 국제무대에 데뷔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는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성장과 물가안정을 위한 정책공조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회의에는 기재부와 통화당국의 국제금융 전문인력들이 총출동했다. 기재부에서는 현 부총리를 대표로 은성수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와 최희남 국제금융정책국장, 유광열 국제금융협력국장, 윤태용 대외경제국장이, 현지에서는 기재부 출신의 IMF 윤종원 이사와 김이태·김윤경 국장, 유복환 세계은행 이사, 이계문 워싱턴·나석권 뉴욕재경관 등이 전후방에서 뛰었고 한은은 이주열 총재를 대표로 서영경 부총재보와 국제협력실, 워싱턴사무소 직원들이 나섰다.



워싱턴=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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