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는 10∼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총재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ㆍ세계은행(WB)춘계회의에 참석한 뒤 한국언론과의 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한은법 개정에 대해서는 "중앙은행 역할에 대해 의견이 많이 나오는 상황이어서 이대로 가면 그냥 가는 것이고 목적조항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식으로 의견이 모아질 수도 있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특히 "지금까지 한은법 개정이 소모전으로 치달은 경우 많았는데 그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지엽적인 문제가 자꾸 부각되는데 그런 유형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현재 큰 폭의 조직개편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역할이 시시각각 바뀌는 게 아닌데 조직을 바꾸면 근무 안정감이 저하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다만 한은에서도 통일을 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필요성을 공감했다. 이 총재는 "통일문제 관련해 논의가 전 분야에서 이뤄지면 중앙은행의 역할이 크다"면서 "독일도 화폐통합을 최우선으로 했다. 그런데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경제적인 것 뿐 아니라 정치도 개입돼야 하지만 경제적 측면에서의 비용을 연구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서서히 준비해야 한다"면서 통일대비와 관련된 조직의 신설이나 확대를 예고했다.
한편, 이 총재는 취임 후 첫 국제무대에 데뷔한 소감에 대해 "다른 중앙은행 총재들이 어려울 때 맡았다. 어깨가 무거울 것이라고 하더라"면서 "그만큼 중앙은행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옌스 바이트만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 총재의 경우 한은 프랑크푸르트사무소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주재원이 적으면서도 열심히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고 이 총재는 전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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