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스럽게도 요즘 이 같은 '원형 훼손'을 바로잡는 노력이 벌어지고 있다. 더욱이 가상하게도 여기엔 일부 남성들도 동참하고 있다는데, 특히 옛 모계사회의 영광이 담겨 있는 경전 '명심처감(明心妻鑑)-그러나 명심보감으로 잘못 전해지고 있는'을 되살려내려는 노력이 눈에 띈다. 그 같은 반성과 역사 바로잡기의 하나의 완결판은 아마도 헌법의 개정, 즉 '대한민국은 민처(民妻)공화국'임을 선포하는 것으로 나타나게 될 듯하다. 그럴 때 비로소 우리는 '처화만사성(妻和萬事成)'을 노래하며 지상에 '태평처국(太平妻國)'의 낙원을 이루게 될 것이다.
남성의 기승이 꺾이는 데는 여성들의 거센 반격도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남녀 간 형세의 균형을 되찾도록 하는 데 적잖은 기여를 한 하나의 요인이 있었으니 바로 월급봉투의 폐기다. 월급이 남편을 거치지 않고 바로 집안의 여성의 수중으로 들어가게 된 것은 뒤로 물러난 위치에 놓였던 여성들의 가정 내 위상을 일거에 대등한 관계, 아니 그 이상의 '통수권자'로 격상시킨 것이었으니, 이로써 여성들은 옛 권력의 탈환과 옛 영광의 수복의 한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많은 직장의 월급날이었던 어제(25일), 못난 가장들의 술자리 한담은 '모든 권력은 월급봉투에서 나온다'는 것을 새삼 확인케 해줬다. 그러나 과연 많은 아내들이 그런 권력에 의기양양할까? 얄팍한 월급에 한숨을 내쉬며 그 권력을 도로 내주고 싶지는 않았을까, 싶다.
이명재 사회문화부장 prome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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