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에 의한 한국사회 비평서로는 전례 없는 명저라는 평가를 받는 '소용돌이의 한국정치'에서 그레고리 헨더슨이 지적한 것도 그와 다르지 않다."한국은 현대문명이 상정할 수 있는 가장 중앙집권화된 나라다."
최근 서울의 인구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1000만명의 인구가 깨진 것에 대해 서울이 쇠퇴하고 있다고 개탄하는 이들이 적잖게 있는데, 그런 지적에는 인구가 늘면 발전이고 줄면 쇠퇴라고 보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는 듯하다. 그 같은 사고의 단순함을 세세히 지적하기보다 외국의 유수한 도시의 인구가 얼마인지만 얘기하고 싶다. 영국의 런던은 750만명, 파리는 '겨우' 220만명에 불과하다.
아무리 크고 많은 것을 좋아하는 세태라지만 뭐든 덩치만 크다고 해서 좋은 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몸 전체의 균형과 비례다. 서울에는 '거대 인구'가 아니라 '적정 인구'가 필요하다. 그건 서울의 군살과 기름기가 다른 지역의 살과 피로써 얻어진 것이라는 자각이 필요하다는 점과도 잇닿아 있다. 서울이 적정하게 발전하는 것, 그것은 다른 지역을 위한 수도로서의 책무이지만 결국은 서울 자신의 건강과 장수를 위한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이 되겠다고 나서는 이라면, 서울을 제대로 사랑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좀 더 깊게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이명재 사회문화부장 prome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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