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26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은행의 대손상각비를 둘러싼 의미와 과제'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서 연구위원은 "대손상각비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자비용이나 판관비와는 달리 변동성이 크고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 연구위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대손상각비는 2007년 3조9000억원에서 2008년 9조8000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이후 지속적으로 10조원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이자이익 대비 대손상각비의 비중도 2007년 12.2%에서 2008년 27.8%로 확대됐으며 2011년 소폭 줄었다가 2012년부터는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서 연구위원은 "국내은행의 이자이익 대비 대손상각비 규모는 국가간 이자이익 규모의 차이를 감안하면 평균 수준이지만 최근 위기를 겪은 영국과 독일을 제외할 경우 매우 높다"고 밝혔다.
또 서 연구위원은 대손상각비는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을 결정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며 "외환위기 직후 3년간 대손상각비로 인해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 연구위원은 "국내은행의 경영실적은 통계적으로 대손상각비가 증가할수록 당기순이익이 줄고 있다"며 "현재의 부진을 극복하고 적정이익을 확보하려면 심사기능을 강화해야 하나 소극적인 대출집행은 실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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