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회수 위해 '제2 전략'...동시상영 VOD갈수록 늘어
[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흥행에 자신이 없는 영화들이 인터넷TV(IPTV)로 발길을 돌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제작비를 최대한 빨리 회수하기 위해 극장 개봉과 동시에 IPTV로도 콘텐츠를 공급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자그마치 820억원에 달하는 블록버스터 영화까지 극장과 IPTV에서 동시 개봉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역사상 최고 제작비를 들여 제작한 영화 '독수리 오형제'가 20일부터 극장과 KT의 올레tv에서 동시 개봉된다. 이 영화는 198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일본 애니메이션의 실사 블록버스터로 제작비만 약 820억원이 들었다.
그럼에도 이른바 초대형 블록버스터 작품이 동시에 개봉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영화 업계 관계자는 "투자사나 배급사도 극장에서는 흥행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라며 "극장에는 명목상 걸어둘 뿐 실제로는 제작비를 빨리 회수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독수리 오형제'의 경우 국내 영화 역사상 최고 수준인 설국열차(450억원)의 1.8배에 이르는 제작비가 투입됐다. 대규모 제작비를 들였음에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영화는 누적 관객 수 32만8051명, 수입은 3억8856만9400엔(약 40억3000만원)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금 회수가 시급했을 것이라는 게 영화업계 관계자의 분석이다.
한편 영화진흥위원회에서 발표한 '2013 한국 영화산업 결산 발표'에 따르면 IPTV 및 디지털케이블 영화 VOD서비스 매출은은 전년대비 32.6% 증가하며 173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디지털 온라인 시장의 64.9%다. 또 인터넷 VOD는 전년대비 18.0% 증가한 729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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