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올라도 제품 가격 못 올려…투자축소·비용절감 이어지며 실적 개선에 적신호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로 인해 미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에 적신호가 켜졌다며 이는 경제 회복에도 해가 될 것이라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곧바로 기업 실적에 반영됐다. 뉴욕 증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에 상장된 기업들의 절반이 지난해 4·4분기 실적 공개를 최근 마쳤다. 그러나 이들의 매출 증가세는 최근 6년동안 3번째로 미약한 수준이다.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의 주가는 이후 0.9% 오르는데 그쳤다.
이는 정부가 집계하는 지표로도 잘 나타난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007년 이후 지속적으로 1%대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 2년간 CPI는 2%도 채 오르지 않았다. 15년간 가장 더딘 속도의 상승세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1년간 0.1% 하락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충분한 물가상승 없이 양적완화 축소를 빠르게 단행할 경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경제가 다시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흥국발 악재로 연초부터 갈팡질팡 하고 있는 미 증시의 부진도 길어질 수 있다.
미국의 소비심리가 경제회복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만큼 기업들의 경쟁적인 가격 인하는 적어도 올해에도 이어질 듯하다. 이에 따라 비용 절감·투자 축소 등 기업들의 '쥐어짜기 경영'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분석 전문기괸인 스트레이티커스리서치파트너스의 제이슨 트레네르트 수석 투자전략가는 "실적 부진과 미약한 수요, 경쟁 심화 등으로 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나아질 조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가격 인하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만이 기업들의 거의 유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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