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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패닉'…이통사 '거래일시정지' 도입 제안

최종수정 2014.02.04 15:38 기사입력 2014.02.0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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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방통위에 서킷브레이커 도입 건의
제재 남발·소비자 권익침해 부작용 우려도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이동통신 보조금이 과열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거래 일시 정지'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주가가 급등하거나 급락할 경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주식 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서킷 브레이크'를 이통 시장에 도입해 보조금 과열을 차단하자는 취지다.

4일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은 시장점유율을 0.1%라도 늘리기 위해 보조금을 투입하고 있다"며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가 되면서 제조사까지 보조금을 살포하는데 이런 과열 양상을 차단하려면 번호이동을 일시 중지하는 방법을 동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식 시장처럼 서킷 브레이크를 도입해 번호 이동이 일정 기준을 넘어서면 영업을 정지시키자는 것이다. 현재 번호 이동 과열 기준은 2만4000건(일)이다.

이 같은 아이디어는 2월 국회 통과를 앞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세부사항을 최근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논의하는 자리에서 나왔다. 일부 이통사들이 '거래 일시 정지'를 제안했고 미래부와 방통위도 관심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실시간 번호이동 집계는 기술적으로 가능한 만큼 사업자 간 합의만 있으면 도입할 수 있는 것이다.

올 들어 보조금 경쟁이 불 붙으면서 번호이동 건수도 크게 늘었다. 1월 일일 평균 번호이동 건수는 4만건으로 과열 기준의 두 배가 넘는다. 설 연휴(1월30일~2월3일) 동안 일일 평균 번호이동 건수는 2만3900건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휴대폰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설 당일까지 잠잠하다가 연휴 마지막 날 팬택 베가 LTE-A와 LG전자의 G프로가 번호이동으로 할부원금 0원에, 팬택 시크릿노트가 할부원금 9만원에 풀렸다.
정부의 단속과 경고에도 불구하고 보조금 과열이 식지 않는 것은 시장 포화 상황에서 번호이동을 통한 '산토끼(타사고객) 잡기' 시도가 반복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어느 한 쪽이 보조금을 풀면 다른 쪽이 따라가야 하는 특성으로 인해 보조금 과열 제어가 어려운 만큼 거래 일시 정지 같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게 이통사들의 속내인 것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통시장에 서킷 브레이크를 적용하면 일시적으로 보조금을 잠재우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부작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업정지와 같은 제재는 상임위 의결을 통해서만 이뤄지는데 새 제도가 도입되면 제재가 남발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통 3사 간 이해관계가 다르고 소비자 불편이 우려된다는 시각도 있다.

김성환 아주대학교 교수(경제학과)는 "주식시장에서 서킷 브레이크는 투기를 방지하겠다는 공공의 목적 때문에 만들어졌는데 번호이동 시장에 똑같이 적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오히려 소비자들이 번호이동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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