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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뒤집기④]"일자리 만드는 창업·기업환경이 창조경제 존재이유"

최종수정 2014.01.24 13:44 기사입력 2014.01.2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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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성공을 위한 전문가 제언

[창조경제뒤집기④]"일자리 만드는 창업·기업환경이 창조경제 존재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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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개 정책보다 네이버, 삼성 같은 기업 나오는 토양이 중요
-소프트웨어 인재 육성이 한국형 창조경제의 마중물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심나영 기자, 김영식 기자, 권용민 기자] "창조경제가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새로운 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
박근혜 정부 최우선 국정 운영 전략인 창조경제의 성공적인 실행 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렇게 입을 모았다. 창조경제라는 개념의 모호함과 미래창조과학부의 컨트롤타워 역할 부재는 지난 1년간 창조경제가 혹독한 평가를 받은 원인으로 지적됐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창조경제가 피부에 와닿는 현실적인 결과물로 이어져야 하며, 그 지향점도 경제 발전의 초석이 될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맞춰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창업ㆍ기업하기 좋은 환경', '소프트웨어(SW) 육성 노력', '관이 아닌 민'을 한국형 창조경제의 성공을 견인할 키워드로 제시했다. 문송천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송희준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남근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4인의 지상 대담을 통해 창조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했다.

◆"창조경제는 개념 모호, 미래부는 컨트롤타워 역할 실종"…창조경제 1년 평가는=지난 1년 정부가 추진한 창조경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인색했다. 창조경제의 개념 자체가 모호하고 미래부 또한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상실했다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문송천 교수는 "정부가 창조경제라는 개념을 새롭게 제시했지만 국민 뿐만 아니라 정부조차도 그 뜻을 모른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래부는 지난 1년이라는 시간을 어디에 써야 하는지 모른 채 시간만 보냈다"며 "성공 사례를 적어도 하나는 보여줘야 했지만 결국 아무런 성과와 소득도 없이 끝이 났다"고 꼬집었다.

이부형 연구위원은 "미래부도 여러 모로 노력했지만 정책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은 미약했다"며 "이번에 새롭게 만들어진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이 창조경제 관련 정책을 우리 경제ㆍ사회 각 분야에 유기적으로 영향을 주고 성과를 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애초에 미래부를 창조경제의 컨트롤타워로 지정하고 미래부에만 관련 정책과 책임을 떠넘긴 것 자체가 문제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송희준 교수는 "창조경제는 산업을 총괄하는 산업통상자원부나 예산을 짜는 기획재정부의 몫이 더 크기 때문에 미래부만의 몫이라고 볼 수 없다"며 "다른 부처들이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창조경제 이름을 붙여 하기 어려운 사업은 전부 미래부에 떠넘기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올해 미래부 예산 17조7000억원 중 15조는 창조경제와 크게 관계 없는 기초과학 분야에 투자된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투입되는 예산은 2조원에 불과하다. 예산 내역에 비춰보면 기초기술연구를 도와주는 게 미래부의 역할이고 기술과 인력을 현장에 배치, 지원하는 것은 중소기업청과 산업부의 역할이다. 때문에 ICT 사업, 정책과 관련해 미래부 탓만 해서는 안된다는 게 송 교수의 설명이다. 송 교수는 "창조경제 사업 중 아직 성과를 낸 것은없다"며 "1년 동안 계획을 세웠고 그 중 6개월은 기관을 정리하는데 시간을 보냈으니 올해는 정말 일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창조경제 개념부터 명확히 해야…"창업, 기업하기 좋은 환경"=중요한 것은 창조경제의 개념부터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최근 "창의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과학기술과 IT를 접목하고 융ㆍ복합을 촉진해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창조경제를 정의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창조경제의 최종 목적이 일자리 창출에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한다. 이 연구위원은 "기술, 지식 등 창의적 자산이 창업, 신산업과 신시장, 기존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져 일자리를 만드는 게 바로 창조경제"라고 설명했다. 창업 성공 사례, 기업 성공 사례가 쏟아지는 게 바로 창조경제 성공의 전제조건인 것이다. 박 대통령이 창조경제라는 패러다임을 제시한 후 청와대로 초빙한 빌 게이츠, 래리 페이지, 마크 저커버그 등도 벤처로 시작해 글로벌 IT 기업을 일군 창업자라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송 교수는 성공적인 벤처 창업을 위해서는 " 정부가 벤처기업인들이 일할 수 있도록 판교 테크노벨리처럼 수도권에 인프라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에 있는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가고 부처도 세종시로 이전하는 가운데 수도권에서는 벤처 기업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관이 중심이 돼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지만 정부가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공간을 제공해줄 수는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보다는 벤처,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남근 위원장은 "창의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로 사업을 해도 이를 대기업에 빼앗기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디어의 성과가 나한테 와야지 자본력이 있는 쪽으로 흘러가는 구조는 안된다"며 "창조적인 기술도 완벽해지려면 개발이 더 이뤄져야 하므로 대기업이 유사하거나 진전된 기술을 낼 수 없도록 제도적인 보호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톡 같은 모바일 메신저 나오자 이통사 조인, 삼성전자 챗온 등 유사 서비스가 나오는 환경에서 이 같은 장치는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관 아닌 민 중심, 위 아닌 아래에서의 창조경제 필요=기업하기 좋은 환경도 창조경제의 전제조건이다. 100개의 관련 정책을 쏟아내는 것보다는 글로벌 스마트폰 1위 삼성전자 같은 기업 1개가 나올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서는 기업과 정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는지가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문 교수는 "정부는 창조경제의 진정한 플랫폼만 제대로 파악해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며 "나머지는 기업이 알아서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욕심이 앞서 지금처럼 여러 정책을 펼치기만 하면 안된다"며 "기초를 제공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하고 그 역할을 넘어서면 안된다"고 설명했다. 송 교수도 "정부가 기업에 이래라 저래라 해서는 안된다. 시장에 맡겨야 한다.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디바이스(C-N-P-D)의 융합은 정부가 하는 게 아니라 구글이 하고 삼성이 하는 것이다. 정부가 메뉴판을 만들면 시장은 이윤 동기에 따라 자동으로 돌아간다"고 힘을 보탰다.

친기업 정서와 기업가 정신 고양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 연구위원은 "기업에 대한 호감이 없다면 인재는 기업, 경쟁 시장으로 모이지 않고 비효율적, 비생산적 부분으로 쏠릴 것"이라며 "이는 경제 활력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규제를 철폐해 시장 경쟁을 촉진하고 창조경제 정책 모니터링과 정책사후관리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대기업보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 중견기업이 정부 지원을 받아 아이디어를 신사업으로 연결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중소기업 협동조합 가입률을 높여 중소기업에 정책적 혜택 지원이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정부의 창업자금 지원 혜택 등을 중소 기업이 누릴 수 있으려면 정부와 기업의 전달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며 "현재 2∼3%인 중소기업 협동조합 가입률을 일본, 대만처럼 85% 정도로 끌어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형 창조경제 만들려면=이 연구위원은 "창조경제의 최종적인 목적은 좋은 일자리"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우리 경제의 저투자, 저효율, 저고용이라는 구조적인 문제 해결과 저출산 고령화, 환경, 에너지 같은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분야들이 한국형 창조경제의 주요 요소가 될 것"이라며 "이들 분야와 관련된 직업 고용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경제를 주도하는 산업군에 비춰 보면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이야말로 한국형 창조경제 발전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문 교수는 "무엇보다도 국가소프트웨어연구소를 만드는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며 "1월초 미국에서 열린 CES 2014에서 보듯 하드웨어 시대는 점차 종식되고 소프트웨어가 자동차, TV 등 하드웨어 심장에 파고들고 있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가 아닌 다른 것들을 창조경제 중심에 들었다 놨다 하는 일이 반복되면 올해도 성과를 보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다. 그는 "정부에서 IT 인재들을 많이 기용해 활용하고는 있지만 소프트웨어 관련 정책을 소프트웨어 전문가에게 맡겨 본 적은 한 차례도 없다"며 "소프트웨어 관련 제반 정책을 소프트웨어 전문가에게 맡기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소프트웨어 육성과 관련해 이 교수는 정부보다는 기업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네이버는 시가총액 10위 안에 꼽히는 기업으로 오직 소프트웨어로만 성공했다"며 "정부는 거대 국가 산업 투자에 집중해야 하므로 인력 양성과 관련해서는 네이버 같은 IT 회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이 올해부터 17개 광역시도에 창조경제 혁신센터를 만든다고 발표했는데 이를 살려서 정부가 플랫폼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공공 기관과 연계해 정보를 제공하고 사업 지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규제 또한 철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창조경제를 위해서는 창조적인 기술과 시장을 따라가는 수요가 필요하다"며 "내수 시장을 홀성화해 가계가 수요자로 나설 수 있는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심나영 기자 sny@asiae.co.kr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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