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찾기 프로젝트 #04. Contract

[스투매거진] 가수 되는 법? 형이 알려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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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휘(박병건)
2014년 갑오년(甲午年) 새해가 밝았구나. 이제 지난 한해를 돌아보며 반성하고 또 앞으로의 미래를 준비해보도록 하자. 나 또한 지난해 여러분들이 보내준 성원에 힘입어 올해도 역시 지속적으로 힘이 되어주고자 한다. 그 마음의 일환으로 오늘은 조심스레 비밀의 문을 또 한 번 열어주려 한다. 어쩌면 엔터테인먼트의 입장과 비밀을 낱낱이 파헤쳐주는 터라 다소 파장이 클 법도 하지만, 이에 따른 악용사례를 방지하고 보다 청렴한 문화콘텐츠 시장 구조를 형성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는 판단에 이 주제를 결정하게 되었다. 그 조심스런 주제는 바로 지난 회에서 잠시 언급한 바 있는 ‘계약’이다.


나를 찾아오는 많은 친구들 중에 상당수가 이러한 불공정 계약으로 인해 피해를 본 친구들이 많았다. 그들은 하나 같이 자신의 꿈이 저당 잡혀 그 어떤 설명도 듣지 못하고 검토도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서둘러 계약하기 바빴다. 사실 계약이라는 것은 법이라는 굴레 속에 속박되는 장치라고 언급한 바 있다. 계약에서는 갑을 관계에 있어 때론 굉장히 유리해질 수도, 불리해 질 수도 있다. 그만큼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한다는 뜻이며, 하루아침에 결정할 수 있을 만큼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다. 하지만 ‘법’이라는 것이 일반인들에게 너무나 높고 먼 얘기에 지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허나 이 ‘법’에 관해 문외한(門外漢)이라는 핑계로 대충 자신의 미래를 함부로 타인에게 맡길 수 있는 것인가? 오디션에 통과했다는 환희에 쌓여 자신의 미래와 의사결정권 자체를 겁 없이 남의 손에 맡기는 것이 과연 제대로 된 판단일까? 사실 알고 보면 계약서만큼 회사의 의중을 파악하기 쉬운 것도 없다. 자, 그럼 지금부터 그 방법을 알려주겠다.

첫째, 계약서에는 기본적인 폼(form)이 있다.
딱 정해져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서식이 있다. 각 항목별로 기본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 있다는 말이다. 이렇듯 각 항목별 기본내용을 파악, 인지하고 있으면 계약서를 받았을 때, 당황하지 않을 것이다. 이에 미리 공부해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고 있으나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시한 표준약관 제 10062호의 ‘대중문화예술인(가수) 표준계약서’라는 것이 존재한다. 이는 현재 가수들 계약의 기본 틀로 사용되고 있다. 무조건 표준계약서에 작성되어 있는 바와 같이 계약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나, 가수 계약의 기본적인 틀이므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하니 계약 전 미리 찾아 확인해보고 검토해보도록 하자.


둘째, 분배율에 집착하지 마라.
물론, 계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익을 어떻게 분배하느냐’ 하는 일 것이다. 허나, 이 분배율은 사실 그리 중요하지 않다. 왜? 어차피 너흰 음반 출시되고 통상적으로 1~2년 안에는 수입이 없을 테니까. 어이없다고? 왜인지 아니? 수익 분배는 너에게 투자한 모든 비용을 공제한 이후부터거든. 하지만 이걸 부당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너희에게 수익이 돌아가는 것은 소위말해 BEP(손익분기점)를 넘긴 이후. 즉, 순수익이 발생되는 시점부터라는 말이다. 이는 경제 원리에 있어 당연한 것이니 억울해하지 말도록. 그러니 초반 계약은 분배율에 집착하지 말고 세밀한 내용을 검토하는데 집착해야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분배율은 언제 집착해야 하냐고? 바로 재계약 시점에서. 그 때는 너의 위치와 상황에 따라 재조율하면 된다.

셋째, 한국말은 ‘아’ 다르고 ‘어’ 다르다.
비슷한 문장이라 하더라도 그 뜻은 천지차이로 변할 수 있다. 대충 넘기지 말고 꼼꼼히 확인하도록 해라. 어떻게 하냐고? 문장을 읽고 그 뜻을 유추해봐. ‘왜 이런 문장이 적혀있을까?’, ‘무엇을 위해 이 문장이 적혀있을까?’를 생각하면 그 답이 쉽게 보일 것이다. 또한 불편한 사항에 대해서는 수정을 요청할 수 있다. 이는 정당한 행위이니 너무 겁먹지 말고 수정사항은 당당히 요청하도록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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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속뜻을 읽어라! 무서운 조항이 포함 되어있다면 계약은 절대 금지!
2년 전이었을까. 한 여자아이의 계약을 막은 적이 있다. 그 아이는 가수가 꿈이었고, 오디션에 통과한 후 계약을 앞두고 있다며 이제 가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매우 들떠있었다. 그리고는 계약을 앞두고 당시 지인이었던 나에게 상담을 요청해왔다. 허나 이상한 낌새를 느낀 나는 그 아이에게 계약 당일에 바로 계약하지 말고 부모님과 상의해본다는 명목 하에 계약서를 들고 오라고만 했다. 내가 계약서를 확인했을 때, 그 내용은 가히 가관이었다. 법인 회사도 개인 사업자도 아닌 개인 간의 계약서였으며, 말도 되지 않는 조항들이 나열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 것은 분명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준계약서의 겉표지를 지녔는데, 내용은 전혀 다른 계약서였다. 일반인들이 그 뜻을 눈치 채지 못하도록 꼬아서 적어놓았으나 계약서 안에 녹아있는 그 의중은 속일 순 없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조항은 바로 을(여자 아이)의 인감도장을 갑(대표)에게 위임하여 갑은 출연 교섭권과 계약 권한을 지니고, 을은 이에 성실히 이행해야한다는 조항이었다.


감이 오나? 이게 왜 무서운 조항인지? 어떤 계약이든 갑이 마음대로 계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인감도장을 넘긴다는 것은 갑이 을의 명의로 어떤 계약이든 대신 계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행하지 않거나 이를 거부했을 시, 위약 벌로 계약금의 3배를 을이 배상해야한다. 무슨 말일까? 이 회사는 이 친구를 이용한 다른 제작물을 제작해서 절대 손해를 보지 않겠다는 것이다. 가수 활동이 원활하지 않을 시에는 성인 영화, 누드 화보 등으로 얼마든지 계약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을은 이를 거부할 수가 없다. 싫다면 계약금의 3배를 대신 배상해야 한다. 만약 너라면 이런 계약을 하겠는가? 사실 정상적인 계약에서는 인감도장을 위임하지 않는다. 통상적으로 타사와 계약할 때엔 을에게 사전 통지, 또는 상의를 하도록 되어있으니 이 점 참고하도록.


위와 같이 일례를 들었으나 이 뿐만 아니라 위험한 조항들은 참 많다. 돌려 적어두면 다들 눈치 채지 못하기 마련이지만, 제발 무서운 조항들을 꼭 찾아내길 바란다. 이러한 불공정 계약은 정상적인 회사가 아닌 몇몇의 신생 회사 또는 개인 간에서 자주 발생되므로 더욱 유의하기 바란다. 회사는 너희의 차후문제까지 염두에 두고 있음을 명심하라. 그러니 제발 여자들은 특히 조심하도록!


다섯 번째, 긍정적인 시각보다 부정적인 시각으로 ‘잠시 바꾸셔도 좋습니다.’
매우 들떠있을 것이다. 빨리 계약하고 싶을 것이다. 허나 계약 당시만큼은 긍정적인 마인드와 시각보다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 될 것이다.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때에는 각 항목별 내용들이 더 쉽게 눈에 들어올 것이다. 검토는 매의 눈으로, 도장은 무겁게 찍어라.


마지막, 계약 전에는 반드시 상담을 하도록 하자.
기본적으로 계약은 무서운 것임을 항시 인지하도록 하자. 계약 전에는 부모님도 좋지만, 법에 관해서 잘 알고 있거나 엔터테인먼트 관련 종사자(간부급 이상)에게 반드시 상담하는 등 신중에 신중을 기하도록 하자.


엔터테인먼트사와의 계약은 너희 꿈을 실현시켜나가는데 있어 첫 단추임에 확실하다. 하지만 그 첫 단추가 잘못 꿰어 있을 때에는 언젠가 다시 풀어 처음으로 돌아가 제대로 여며야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하지만 그 때는 너무 늦고, 또한 그 시간과 노력은 두 번 다시 되돌아오지 않음을 명심하라. 첫 해를 새롭게 시작하는 만큼 너희의 첫 단추도 온전히 끼워 맞추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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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는 모두에게 행운과 행복이 따르길.


사진=임준형(스튜디오 제이)


장영준 기자 star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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