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희 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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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12월27일 오전 11시. 서울 을지로 IBK기업은행 본점 로비에는 800여명의 직원들이 모였다. 이날 이임식을 하고 떠나는 조준희 행장을 전송하기 위해서다. 3년 전 기업은행 역사상 최초의 공채 출신 행장으로 취임하며 박수를 받았던 조 행장은 그보다 더 큰 박수갈채 속에 '기업은행맨'으로서의 33년5개월을 마쳤다. 이날 이임사를 읽는 조 행장의 눈가엔 살짝 이슬이 맺히기도 했다. 그는 "기업은행은 집과 같은 곳이었고 때로는 세상을 배우는 학교였고, 기대고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울타리였다"며 "다시 인생을 살게 된다고 해도 IBK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행장은 떠난 자리가 아름다운 사람으로 남게 됐다. 내부 출신 행장이라는 기업은행인의 숙원사업을 차기 행장에게 선물로 남겨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진정한 리더는 후계자를 키우는 리더"라는 마음가짐으로 조 행장은 행장이 되는 순간부터 다음 행장을 키워왔다. 권선주 행장이 최초의 여성 은행장이 될 수 있었던 것에도 조 행장의 이 같은 배려가 작용했다. 그는 "공채 출신 첫 행장이라는 책무를 잘 수행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며 "임기 내내 매일 아침 108배를 한 것도 책임감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조 행장이 이끈 기업은행은 3년 연속 개인고객 수 100만명 이상 순증을 기록해 현재 1300만명을 바라보고 있다. 개인고객 기반 확대는 가계대출 증가로 이어져 올 한 해 가계대출 잔액도 1조원 이상 순증을 기록했다. 개인고객뿐만 아니라 거래기업 숫자도 급증했다. 24일 현재 기업고객 수는 100만2000개로, 2005년 50만개 돌파 이후 8년 만에 2배 이상이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사업체 수가 약 360만2000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기업 중 28%는 기업은행 고객인 셈이다.


기업은행은 또 은행의 핵심 전략 사업인 스마트금융과 외국환 부문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스마트뱅킹인 'IBK ONE뱅킹'은 올 한 해만 이용고객 100만명을 확보했고 외국환 실적은 2006년 500억달러 달성 후 7년 만에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체계적인 문화콘텐츠 산업 지원, 한 자릿수로 낮춘 중소기업대출금리, 특성화고 졸업생 채용, 5대양 6대주에 걸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등도 조 행장이 남긴 성과다.

조 행장은 "은행에서 생활은 늘 꿈을 이뤄가는 과정이었다"며 "30년 전 인사부 행원 때 꿈꿨던 원샷 인사를 정착시켰고, 20년 전 도쿄지점 차장 때 꿈꿨던 5대양 6대주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10년 전 도쿄지점장 때 꿈꿨던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의 꿈을 이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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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그는 격무에 시달리는 직원들의 건강을 위해 일관되게 근무시간 정상화를 추진해 기업은행의 문화로 정착시켰다. 조 행장은 "가족과 단란한 시간을 통해 직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기업문화를 만들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이임식에서 그동안 유명을 달리한 직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영원히 안고 가야 할 마음의 빚"이라고 울먹이기도 했다.


조 행장은 또 "위대한 은행이란 국민들 마음에서 우러나는 존경과 사랑, 신뢰를 받는 은행"이라며 "권선주 신임 행장을 중심으로 IBK를 위대한 은행으로 만들어 자랑스러운 유산으로 물려주길 바란다"고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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