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벤 버냉키 의장 주재로 이사회를 열어 볼커룰 최종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통화감독청(OCC)도 잇따라 회의를 열어 이를 최종 승인했다.
자기자본매매 거래는 금융기관들이 고수익을 추구하기 위해 자기자본이나 차입금으로 직접 주식이나 채권, 파생상품 등에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투자 실패 시 은행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키고 금융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골드만삭스, 도이체방크 등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볼커룰은 은행들이 시장 유동성 공급 차원에서 필요한 '시장 조성(market-making)'이나 투자 위험을 분산하는 헤징(hedging)을 위한 자기자본거래는 예외적으로 허용키로 했다.
볼커룰은 내년 4월1일부터 발효되지만 유예기간을 거쳐 2015년 7월21일부터 실시된다. 다만 자산규모 500억달러(약 52조5500억원) 이상의 대형은행들은 내년 6월30일부터 볼커룰 이행 내역을 감독당국에 보고토록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제 우리 금융시스템은 더 안전해졌고 미국 국민은 더 안심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제이컵 루 재무장관도 “은행이 만든 위험에서 납세자들을 보호할 수 있게 금융시장의 관행을 바꿀 것”이라면서 “이는 중대한 이정표”라고 환영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볼커룰에서 예외로 인정된 시장 조성이나 헤지 거래와 자기자본거래 간의 경계가 불분명할 뿐 아니라 월스트리트의 대형은행들이 이미 자기자본거래 담당 부서를 대폭 축소하거나 이전한 상태라는 점에서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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