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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투매거진] 볼수록 아름답고, 알수록 매력 있는 배우 손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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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스포츠투데이 유수경 기자]

눈물의 여왕, 흥행 퀸, 신인감독 전문배우라는 수식어를 지니고 있는 배우 손예진. 지난 10월말 개봉한 영화 ‘공범’ 역시 손익분기점을 훌쩍 넘기고 흥행 열기를 불태우고 있다. 이 작품은 배우들의 연기력이 빛난 ‘감성 스릴러’로 극장가를 장악했다. 앞서 ‘작업의 정석’ ‘아내가 결혼했다’ ‘오싹한 연애’ 등이 손익분기점을 넘기면서 손예진은 흥행 파워를 입증한 바 있다. 미모면 미모, 연기면 연기 어느 하나 빠질 것 없는 그와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나눴다.
[스투매거진] 볼수록 아름답고, 알수록 매력 있는 배우 손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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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범’에 도전하기까지

‘공범’은 15년 전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故 한채진 군 유괴 살인 사건을 배경으로 한 영화에요. 공소시효 15일 전에 범인의 목소리를 듣고 아빠를 떠올리게 되면서 딸의 잔인한 의심이 시작되죠. 시나리오 얘기를 먼저 들었는데, 소름끼친다고 했어요. 작품이 얼마나 날 힘들게 할까 걱정스럽고 두려웠죠. 이거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많이 됐어요. 아플 거 같고 다칠 것 같았죠. 감정 폭발 신들이나 섬세한 긴장감이 있는 신들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한편으론 욕심이 났어요. 막상 도전은 했지만 이제까지 한 어떤 연기보다 힘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어요.

◇ 도망치고 싶던 순간들
촬영하면서 너무 힘들어서 도망가고 싶은 순간이 많았어요. 카메라가 준비돼있고 영화상에서 극적인 장면을 연기해야 되는데, 정말 그 순간은 지옥 같은 느낌이었죠. 안 찍고 도망가고 싶기도 했어요. 어떤 누구도 나를 도와줄 사람이 없고, 내가 홀로 해내야 하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아요.
다은(극중 배역 이름)의 감정선이 폭발적인 게 많아서 압박도 당연했죠. 제가 힘들어하니까 감독님이 대본을 보지 말라고 했어요. 억지로 뭔가 하려고 하지 말라고. 감정이 많은 영화에서 정확한 디렉팅이 있으면 그것만큼 힘든 게 없을 거 같아요. 이번 영화는 제가 느낌대로 연기하면 카메라가 맞춰서 따라와 줬어요. 그래서 감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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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인감독 전문배우

제가 어쩌다보니 신인 감독과 작업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주변에서는 ‘입봉 전문 배우’라고도 하더라고요. 하하. 남들은 쉽게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검증되지 않은 신인감독과의 작업이 신선하고 좋을 수도 있지만 현장에서는 노련한 모습도 필요하니까요. 영화를 찍을수록 드는 생각이 감독은 여러 가지를 잘해야 하는 것 같아요.
연출은 당연하고 현장 스태프나 배우들을 아우르고 인도하는 카리스마, 그리고 섬세함과 심리적인 것도 많이 필요하죠. 처음에 신인감독이 정해졌다고 했을 때 어떻게 표현할까 궁금한 마음부터 들었어요. 하지만 국동석 감독님은 박진표 감독님의 조감독을 계속 했고, ‘공범’의 시나리오를 직접 썼거든요. 그래서 현장분위기를 잘 알고 센스가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어요.

◇ 다시 만난 김갑수

김갑수씨와는 ‘연애시대’에서 함께 연기했죠. 벌써 7년 전 일인데, 그때와 지금의 부녀는 너무 많이 달라요. 게다가 그때는 부딪히는 신이 많이 없었어요. ‘연애시대’ 은호의 아버지는 여느 부녀와 비슷하게 데면데면하고 말로 표현을 잘 안 하면서 속으로 걱정만 하는 부녀지간이었죠. 그때만 해도 김갑수씨가 모든 사람이 알 정도로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다든지 예능프로그램에 나온다든지 할 때가 아니었어요. 그런데 그냥 서 계시는데 연기를 안 하는데도 마음이 움직이더라고요. 가는 뒷모습이 떠오를 정도로 잔상이 남아있어요. 저 분과 같이 또 연기를 하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해왔죠. 이렇게 부녀로 다시 만나기가 쉽지는 않은데 너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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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게도 비밀은 있다

‘공범’을 찍고 나서 가족에게도 말 못할 비밀이 있냐는 질문을 받았어요. 답은 ‘물론’이었죠. 누구나 가족에게 모든 얘기를 하진 않을 거라 생각해요. 저는 사실 집에서는 일 얘기를 안 해요. 인간적으로 깊은 얘기는 하죠. 제가 숨기고 있는 비밀이요? 사실 어릴 적에 언니한테 매일 돈을 빌렸어요. 제가 군것질을 좋아했거든요. 물론 요새는 제가 언니한테 오히려 더 많이 주면서 갚고 있죠. 그리고 어릴 때 부모님 몰래 학원비로 옷을 산 적도 있어요. 그런데 엄마가 회초리를 안 들더라고요. 평소엔 굉장히 엄하셨는데 그때는 한 번 눈 감아주셨어요. 정말 고마웠죠.

◇ 믿고 보는 배우, 손예진

‘믿고 보는 배우’라는 말을 들으면 정말 감사할 따름이에요. 한 해 한 해 지나면서 배우로서 책임감이 더 생기는 것 같아요. 연기에 대한 자세나 표현에 있어서는 더 풍부하고 여유로워졌을지 몰라도, 혼자 끌어갈 때 압박은 많아요. ‘공범’같은 경우 온전히 김갑수 선배와 나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가 중요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좀 걱정이 되긴 하더라고요. 제가 영화를 선택해서 찍을 때는 어떤 감정 연기를 보여줘야지, 새로운 것을 보여줘야지 하는 욕심을 낼 수 있어요. 때문에 흥행을 기준으로 영화를 선택하진 않아요. 볼거리가 많은 어떤 영화들은 배우들의 열연과 감정의 디테일보다는 카메라나 CG가 주된 경우도 많은 게 사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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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배우의 롤모델이 되다

가끔 기사를 통해 제가 어떤 여배우의 롤모델이라는 내용을 접할 때가 있어요. 제가 예전에 심은하, 전도연 선배처럼 돼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누군가의 롤모델이 됐다고 생각하니 너무 행복해요. 남자배우들이 함께 호흡 맞춰보고 싶다고 말하는 거보다 (롤모델이) 훨씬 더 기쁘고 뿌듯하더라고요.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죠. 다음 영화 ‘해적’에서는 제가 해적으로 나오는데, 멋졌으면 좋겠어요. 여자가 멋진 게 힘들잖아요. 예쁜 건 만들 수 있지만 멋있는 동작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나이가 들면서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아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 결혼은 34세 전에 꼭!

저에게 결혼에 대해 묻는 사람이 많아요. 최근에 대학 때부터 정말 친했던 언니가 시집을 갔어요. 서로 어떤 얘기를 해도 통하고, 제가 문자를 보내면 제 마음을 고스란히 읽고 답장을 해 주는 그런 사람이었어요. 서로 상대방이 남자라면 결혼하고 싶을 정도였다고 할까? 언니가 결혼 후 LA에서 살게 됐는데, 부모님과 떨어져서 살 생각을 하며 울더라고요. 저도 언니 결혼식 때 눈물을 흘렸어요. 그 후에 결혼에 대해 정말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어요. 서른 네 살 전에는 꼭 결혼 할 겁니다. 말이 통하는 게 제일 중요해요. 유머 코드가 맞고 자상한 사람이면 더욱 좋을 것 같고요. 언젠가 제가 결혼을 하더라도 너무 아쉽게 생각하진 말아주세요. 배우로서 활동은 계속 할 거니까요. 늘 응원해 주시고 사랑해 주세요. 좋은 연기로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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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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