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배임 부분 다시 판단, 구속집행 정지는 유지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양성희 기자] 대법원은 차명 위장계열사를 부당지원하고 회사에 거액의 손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건에 대해 서울고법이 다시 판단토록 했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2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회장에 대해 징역 3년에 벌금 51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2007년 양도소득세 포탈에 따른 조세범 처벌법 위반 혐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에 관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모두 다시 판단토록 했다.


김 회장은 본인이 차명 소유한 위장계열사에 2004~2006년 지급보증 등의 형태로 그룹 계열사 자금 8994억원을 부당지원하고, 이들 위장계열사가 떠안은 빚을 덜어내려고 인수·합병, 유상증자 등을 통해 회사에 거액의 손해를 떠안긴 혐의 등으로 2011년 1월 불구속 기소됐다.

앞서 1심은 김 회장이 회사에 3024억원대 손해를 떠안겼다 보고 지난해 8월 징역 4년에 벌금 51억원을 선고하며 김 회장을 법정구속했다.


김 회장은 1998년 외환위기를 맞아 기업 연쇄 부도를 막기 위한 합리적 경영판단에 따른 조치였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그러나 뒤이은 2심 역시 “주식회사 제도의 본질적 가치와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훼손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징역 3년에 벌금 51억원을 선고했다.


연이은 실형 선고는 앞서 무죄로 판단됐던 한유통, 웰롭 등 위장 계열사에 대한 부당지원 행위를 회사에 대한 재산상 손해로 인정한 측면이 크다.


이사회 결의 등 정상적인 절차를 외면한 채 김 회장의 의사를 좇아 사업관련성이 없는 계열사들을 도운 행위를 합리적 경영판단으로 볼 수 없고, 부실을 키운 배경엔 그룹 외형 부풀리기와 차입경영 의존도가 한몫했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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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량이 줄어든 건 개인적 이득을 노린 전형적인 범죄유형이 아닌 점과 피해회복 노력 등을 재판부가 인정한 덕분이다. 앞서 김 회장은 피해 변제 명목으로 사재를 털어 1186억원을 공탁했다.


김 회장은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었던 올해 초 구속집행이 정지·연장되며 현재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채 조울증과 호흡곤란 등 병세를 치료하고 있다. 세 차례 연장에 따른 구속집행정기 기간은 오는 11월7일까지다. 고법에서 다시 재판을 받게 됨에 따라 구속집행정지 결정은 그대로 유지된다. 김 회장은 재차 기간 연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양성희 기자 sungh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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