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우리나라 최대 명절인 추석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웃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제 때 임금을 받지 못한 임금체불 근로자들이다. 이들은 올해도 '풍성한 한가위'를 기대할 수 없다. 텅빈 주머니 사정은 고향가는 발걸음마저 무겁게 만든다.
사업주로부터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들의 임금누적액이 연간 1조원에 달한다. 고용노동부와 은수미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올 1월부터 7월말까지 전국에서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가 15만 4000명에 달했다. 체불임금 누적액은 7105억원으로 지난 2009년 이후 최고액이었다.
문제는 대다수의 임금체불이 경영상 어려움보다는 사업주의 그릇된 인식에서 비롯될 때가 많다는 것이다. 회사가 힘들어져 폐업이나 휴업 중인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임금체불은 전체 신고건수의 10~20%에 불과하다. 또 임금을 제 때 주지 않은 사업장에서 반복적으로 임금을 체불하는 경우가 많아 개선대책이 절실한 실정이다.
이에 고용부는 지난 5일 상습적으로 임금을 체불하는 사업주 234명의 명단을 개인정보와 함께 최초로 공개했다. 지난해 8월말 기준으로 3년 간 임금체불이 2회 이상 유죄 판결을 받았고 체불총액이 1년 간 3000만원이 넘는 사업주가 대상이다.
은 의원은 "정부는 추석을 앞두고 체불임금, 가계부채로 고통받는 근로자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해줄 것을 부탁한다"며 "임금을 체불해도 민·형사상 처벌이나 불이익이 크지 않다는 점, 체불사업주 소재가 불명확할 경우 소재파악의 부담을 근로자에게 지우고 있는 문제, 체불 조사 시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거나 파기하는 행위를 제재하지 않는 점 등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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