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애 “작품 할 땐 예민, 평소엔 쾌활해요”(인터뷰)
[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배우 수애는 약하면서도 강하다. 바람 불면 날아갈 듯 가녀리지만 태풍이 불어 닥쳐도 쓰러지지 않을 것 같은 내면의 힘이 있다. 연기를 할 때도 주변 환경에 휘둘리기 보다는 자기만의 중심을 지킨다. 늘 본인이 맡은 몫을 다해내는 배우. 그가 바로 수애다. ‘감기’에서 보여준 모성애 역시 부드러우면서 강한 그의 모습이 투영돼 더욱 반짝반짝 빛났다. 영화가 개봉한 후 서울 모처의 한 카페에서 수애를 만났다.
이하 수애와의 일문일답.
‘감기’ 개봉 소감은 어떤가
우리는 살짝 내려놨다. 이제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까 이 시점에 관객을 만나서 소통하고 호응 받는 게 즐겁다. 작년에 힘들게 촬영했는데 꼭 그런 거에 대한 보상보답 이런 건 아니지만 소통하는 기분이 기쁘다. 무대인사를 돌 때가 가장 배우들한테는 마지막 몫이고 기쁜 순간이기도 하다.
아역 박민하와 ‘감기’는 물론 드라마 ‘야왕’에서도 모녀로 호흡을 맞췄는데?
요즘 아이들은 드라마와 영화를 보면 정말 무언가 알고 연기하는 것 같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지니고 있어서 감독님이 극적 상황 설정을 해주면 아이들이 받아들이는 게 성인보다 빠르다. 금방 눈물을 글썽이고 슬픈 상황을 받아들인다. 민하는 연기에 있어서는 타고난 것 같다. 감수성은 배워서 되는 게 아닌데 아주 뛰어난 아이다. 천진난만하고 사랑스럽다.
‘슈퍼 싱글맘’ 역할이 부담스러웠던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는 만족하나
처음에 내가 부담을 느낀 것은 ‘들킬 우려’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가 아이의 엄마를 연기한다는 것이 관객에게도 와 닿지 않을 것 같았다. 사실 난 아이도 없을 뿐더러 조카도 없다. 아이들을 관찰할 일이 전혀 없었기에 우려가 됐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모든 사랑은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마동석이 ‘수애는 우리의 여신’이라 할 만큼 촬영장의 꽃이었다고 들었다. 어땠나
오빠들이 과장해서 표현한 거다. 촬영장 분위기가 좋았다. 남자배우들이 많았기 때문에 여자배우인 내게 애정표현을 격하게 해준 거다. 현장에서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내 모습이 예뻤나보다. 작품은 협업이고, 배우들의 동료애가 중요하다. 이번에는 너무 조화가 잘 돼서 좋았다. 내가 공주처럼 여신대접을 받은 것은 아니다.(웃음) 더위에서 고생했고 열악한 환경에서 촬영했기 때문에 친목이 안 생길 수도 있는데, 오히려 더 돈독해졌다. 감사하다.
실제 성격이 쾌활한가
그렇다. 나는 웃음이 많은 사람이다. 작은 거에 잘 웃고 만족하고 싶어한다. 물론 작품할 때는 예민하고 완벽을 추구하기도 한다. 그 안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 사적으로 만나면 나는 쾌활하고 편안한 스타일이다. 그런데 낯을 좀 가리기도 하고 친화력이 좋은 사람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말이 많지는 않다.
‘야왕’의 주다해 시절에는 예민했나
당시는 여러 가지로 힘들었지만 배우로서 정확한 각인이 됐다. 나는 원래 캐릭터보다는 작품에 많은 의미를 부여한다. 정말이지 캐릭터에는 연연하지 않는다. 올해 4월에 끝났는데 지금은 그 캐릭터에서 빠져나와있다. 시간이 지났어도 많은 분들이 얘기해주시는 걸 보면 기억에 강하게 남은 거 같다는 느낌이 든다.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있나
요즘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책을 읽고 있다. 주로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들 때 읽는다. 우리나라에 72권이 들어왔다더라. 사실 그때그때 대처방안이 다르다. 운동을 해서 풀리는 게 있고 운동을 하면 더 짜증나는 게 있다. 나는 오늘 스트레스 받으면 내일이 오길 바란다. 기분전환을 위해 잠을 많이 잔다.
다시 영화 얘기로 돌아가자. ‘감기’의 상대역인 장혁도 매우 친절하고 수다쟁이가 아니던가
맞다. 사람이 좋다보니까 언제나 친절하고 장황하게 디테일하게 설명해준다. 뭐 하나를 물어봐도 정확하게 답해준다. 모르는 거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가르쳐준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때때로 놀란다. 물론 수다스럽기도 하지만 조곤조곤하고 천성적인 친절함을 가진 좋은 사람이다.
유해진이 김성수 감독과의 소통을 도와줬다고 들었다
유해진씨는 유쾌해 보이는데 상남자 기질이 있다. 그런데 사실 현장에서 너 나 할 것 없이 소통이 안 된 적도 없다. 스태프들이나 해진오빠 모두가 다 소통이 잘 됐다. 그래도 특히 해진 오빠의 도움을 많이 받은 건 장혁씨나 내가 낯을 가린다. 그래서 처음 만남이 걱정이 됐나보더라. 촬영하기 전날 혁이 오빠, 감독님과 만나서 상의하고 있는데 그 자리에 해진 오빠가 왔다. 하루 먼저 와서 우리가 잘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왔다. 어쩌면 조금 어색할 수도 있는 분위기였는데 오빠 덕분에 수월했다. 유해진씨는 반전이 많은 인물이고 아주 섬세하다.
관객들에게 한마디?
무엇보다 가족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다.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그래도 우리 영화가 사실적이다. 감독님이 사실적으로 접근했기 때문에 그 안에 누군가가 될 수 있다는 거다. 캐릭터를 너무 단순화시켜서 ‘이기적인 거 아니야?’ ‘너무 영웅적인 거 아니야?’ 그렇게 받아들이지 말았으면 좋겠다. 영화적으로 보고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길 바란다. 모쪼록 즐겁게 봐 달라.
사진=송재원 기자 sun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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