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돈벌이' 출판기념회 줄잇는 국회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정치인들이 돈을 벌기 위해 책을 내고 있다."
출판업계 한 관계자의 쓴소리다. 요즘 한창 열리고 있는 국회의원들의 출판기념회를 두고서 한 말이다.
3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는 이군현 새누리당 의원의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예산결산특위 위원장인 이 의원의 출판기념회 행사장은 여야 실세는 물론 주요 부처 장관과 기관장들로 북적였다. 대기업 임원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행사장 바깥의 판매대에서는 책이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행사 참석자들의 지갑에서는 5만원권, 만원권이 쑥쑥 빠져나왔다.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내년 예산을 주무를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다. 자연 예산 증액을 원하는 인사들은 이 의원에게 눈도장을 찍으려고 몰릴 수 밖에 없다. 국정감사와 예산심의를 앞둔 9월에 국회의원들이 출판기념회를 집중적으로 여는 것은 바로 이런 눈도장을 찍으려는 기관장들을 불러 모으기 위해서라는 것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최근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의원들이 줄줄이 출판기념회를 열고 있다.
정치인들에게 돈을 건네는 일은 현행 정치자금법에 따라 엄격히 제한된다. 그러나 출판기념회는 이런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정치인들이 돈을 모으는 합법적인 창구가 되고 있는 것이다. 출판기념회에서 책을 팔아 벌어들인 돈은 고스란히 국회의원 개인 주머니로 들어간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출판기념회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전부 개인 돈"이라며 현재로서는 마땅한 규제방안이 없다고 말했다. 정치 후원금과 달리 얼마를 벌었는 지조차 파악하기 힘들다. 그래서 국회의원들은 수시로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쓰고 성대하게 출판행사를 가진다.
정치인들이 자신의 정치철학과 생각을 전달하는 책을 쓰고 파는 것을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책을 파는 것이라면 문제가 다르다. 더욱이 국감과 예산심의를 앞두고서라면 더욱 큰 일이다. 혹여 뇌물 성격의 돈이 오고갈 수 있다면 그냥 두고만 있을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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