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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팍도사', 예능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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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팍도사', 예능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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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영준 기자]2007년 1월 3일 '황금어장'의 한 코너로 혜성처럼 등장했던 '무릎팍도사'가 드디어 막을 내린다. 그간 수많은 스타들이 거쳐 갔고, 울었고, 또 웃었다. 시청자들 역시 그들과 함께 울고 웃었다. 22일 마지막 방송을 끝으로 예능 프로그램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무릎팍도사'는 이제 자료화면이나 홈페이지 다시보기를 통해서나 접할 수 있게 됐다.

무속인이라는 콘셉트를 차용해 처음 등장한 '무릎팍도사'의 강호동은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보조MC로 함께 투입된 '건방진 도사' 유세윤 역시 이전까지 보지 못한 '강력한' 캐릭터로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토크쇼에서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톱스타들이 줄줄이 출연해 그동안 방송에서 하지 못했던 속내를 털어놓으며, 어느새 '무릎팍도사'는 고민토로의 장이 됨과 동시에 한동안 활동이 뜸했던 스타들의 재기를 위한 발판이 되기도 했다.
배우 최민수와 작곡가 장대성을 시작으로 김지영 한효주 윤도현 이훈 이승환 신해철 태진아 주영훈 박진영 차승원 유해진 이경규 이승철 싸이 이영자 김수미 서경석 윤다훈 탁재훈 김구라 박해미 김건모 엄홍길 김미화 이혜영 정준하 심형래 예지원 공형진 故 최진실 김국진 남진 곽경택 김윤진 김장훈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 정도로 수많은 스타들이 출연했던 '무릎팍도사'는 2011년 9월 9일 세금 과소 납부 논란에 휩싸인 강호동의 잠정 은퇴 선언으로 휴지기에 들어갔다.

그러다 1년 2개월만인 2012년 11월 29일, 강호동 복귀와 함께 '무릎팍도사' 역시 부활했다. 2기로 새로운 막을 올린 '무릎팍도사'는 배우 정우성을 시작으로 야심찬 출발을 알렸지만, '섭외력이 예전만 못하다' '식상한 포맷' 등의 비난을 들으며 시원치 않은 시청률을 보였다. 배두나의 할리우드 진출작 '클라우드 아틀라스'를 연출한 워쇼스키 남매 감독과 일본 인기 그룹 SMAP의 구사나기 쓰요시(초난강), 중화권 톱스타 성룡 등 화려한 게스트를 내세워 예전의 명성을 되찾는 듯 했지만, 시청률은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다. 결국 시청률에 유독 잔인한 면모를 보이던 MBC는 '무릎팍도사'의 폐지를 결정하는 초강수를 두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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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팍도사'가 폐지되는 표면적인 이유는 앞서 언급한 시청률이다. 2기 출범 후 '무릎팍도사'는 정우성 편에서 9.3%(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동시간 1위를 기록하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지만,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였다. 폐지를 한 주 앞둔 지난 15일 서장훈 편에서는 4.9%의 굴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더 이상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 해도 단순히 시청률이 낮다는 이유로 대표 예능 프로그램을 폐지하기는 쉽지 않은 일. 시청률 외에도 '무릎팍도사'가 폐지될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혹이 남는 이유다.

시청률은 하락세였지만, '무릎팍도사'는 여전히 화제성 면에서는 최고였다. 방송 다음 날에는 게스트들의 토크 내용이 각 포털사이트 검색어를 장식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무릎팍도사'의 변함없는 포맷에 느끼는 식상함은 점차 고조되고 있었다. MC가 주축이 돼 프로그램을 살리는 '라디오스타'와 비교되기도 했다. 이미 '무릎팍도사'의 굴욕은 시작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즈음 강호동의 위기론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작 위기는 '무릎팍도사'라는 프로그램 자체에 있었다. 정형화된 포맷을 변경하기에는 너무 먼 길을 온 탓이다. 포맷을 바꾼다한들 시청자들이 외면할 건 불 보듯 뻔 했다.
영욕의 세월을 뒤로하고 사라지는 '무릎팍도사'는 동시대를 살았던 이들의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됐다. 그렇다면 '무릎팍도사'가 남긴 것은 없을까. 분명한 것은 '무릎팍도사'는 우승민이라는 예능 인재를 발굴했고, '거침없는' 입담을 무기로 하는 후속 토크쇼들의 등장을 부추겼다는 점이다. 그리고 MC인 강호동 본인에게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 준 고마운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그동안 수많은 스타들의 고민을 해결해 준(?) '무릎팍도사'의 고민은 이제 누가 해결해 줄 수 있을까. '놀러와'에 이은 또 한 편의 장수 프로그램이 없어진다는 사실에 시청자들은 왠지 모를 씁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장영준 기자 star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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