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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책' TV 광고에 재등장..출판계 마케팅도 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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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공중파 TV에 소설 책 광고가 등장해 이목을 끌고 있다. 그 주인공은 조정래 작가의 '정글만리'다. 현재 '정글만리'는 15초 분량으로 방영 중이다.

조정래 작가의 신작'정글만리'는 지난 3월부터 7월10일까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연재하고 난 후 3권 분량으로 묶은 것이다. 미국, 중국 등 외국 독자들까지 가세해 조회수 1200만회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끈 작품이다.
광고 내용은 "남들보다 앞서 가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2013년 거대한 중국이 온다"는 카피로 이뤄져 있다. 광고는 지난 6월 3주에 걸쳐 책 출간에 앞서 제작됐다. 화면속 배경은 인천 송도신도시로 도심 한복판을 걸어가는 젊은 비즈니스맨의 당당함을 표현하고 있다.

출판계도 소설 책이 TV 광고에 나온 것 자체만으로 흥분을 감추지 못 한다. 그동안 출판계는 TV 광고는 엄두도 못 냈다. 워낙 출판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막대한 예산을 마케팅에 쏟아부을 형편이 아니었다. 이와 관련, 해냄출판사는 "최소한의 비용을 들여 제작했고, 광고도 여름철 성수기를 겨냥, 잠시동안 내보낼 계획"이라고 설명한다.

그간 출판계는 '저자와의 만남', '팬 사인회', '소설 강독회' 등 고전적인 기법을 통해 마케팅을 펼치는게 일반적이었다. 점잖하고, 엄숙하고, 학구적인 분위기 속에서 책이라는 기본 속성을 해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였다. 출판계 내에서도 책은 일종의 상품이라기보다는 지성, 지식을 다루는 고급 문화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다.
소설 등 책에 대한 TV 광고는 지난 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 금융 이후 증단된 상태다. 당시 '토정비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 베스트셀러가 수백만권 이상 팔려나가면서 출판 시장을 이끌었다. 92, 93년에는 고려원이 TV 광고를 쏟아내면서 100대 광고주에 들 정도로 일반적인 마케팅 방식이었다.

구제 금융 이후 달라진 IT 환경에 대응, 출판사들도 비용이 많이 드는 TV 광고를 다양한 방식으로 대체해 왔다. 메이킹 스토리 공개와 사운드트랙 앨범 출시처럼 주로 영화나 드라마 분야에서 활용돼온 기법이 소설 마케팅에 접목되고 있으며 동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올리는 '북 트레일러' 방식이 그것이다.

TV 광고에 힘 입어 정글만리 판매가 순항하자 해냄 출판사도 즐거운 비명이다. 지난달 15일 발간 이후 현재 30만권을 돌파했으며, 판매 부수는 갈수록 증가 추세다. 이러한 실적은 각종 베스트셀러 집계 사이트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정글만리는 TV 광고를 시작으로 출간 7주동안 1위를 고수해온 하루키 소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를 맹추격하는 양상이다.

지난주 한국출판인회의가 온ㆍ오프라인 서점 8곳 및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집계 결과 하루키 신작이 전체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정글만리는 현재 온라인서점 예스24와 인터파크에서는 1위로 하루키 신작으로 밀어냈으며 교보문고에서도 근소한 차이로 따라 붙어 뒤집힐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정글만리 선전은 30대 이상 독자층에서 비롯된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정글만리'의 경우 40대 독자가 32.8%로 가장 많고 30대 27.6%,50대 18.6% 순이다.

반면 하루키 신작의 독자는 30대가 41.8%, 20대가 26.4%를 기록하고 있다. 성별 선호도는 하루키 신작의 경우 여성이 58.1%를 차지하고 있으며 '정글만리'는 남성이 57.6%로 나타났다.

이진숙 해냄 출판사 편집장은 "현재 추세라면 '한강'(2001년 출간) 판매 부수를 따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해 본다"이라며 "좀 더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출판계도 해냄의 TV광고를 바라보는 속내도 복잡해졌다. 우선 당장 여러 출판사들이 TV 광고를 검토하는 등 분주한 양상이다. 한 출판계 관계자는 "한동안 TV 광고는 검토조차 못 했다. 정글만리 광고를 보고 놀랐다"면서 "최근 소설 강세를 보이면서 다른 업체들도 마케팅이 더욱 활발해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부정적인 의견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와 관련, 조철현 온북 TV 대표는 "90년대 초반 TV 광고를 통해 일부 소설이 밀리언셀러로 시장을 독식, 수많은 책들이 파묻히는 현상도 있었다"면서 "일반 상품처럼 소설을 TV 광고까지 해야 하는 건 지는 여전히 고민스런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TV 광고와 더불어 책 출간 시기를 저울질 출판사들도 나타나고 있다. 하루키와 조정래의 격돌을 펼쳐지자 신간을 쏟아낼 지, 아니면 소나기 피하기 식으로 일단 관전할 지 고민이 역력하다.

일단 다음 달에는 '연금술사'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신작 '아크라 문서'가 등장한다. 코엘료 신작은 이번 주 예약 판매에 들어간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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