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비중도 지속 하락세..기관 비중은 40% 넘어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펀드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사라지고 있다. 경기침체 여파로 주식시장이 위축되면서 펀드 투자에서도 발을 빼는 개미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업계와 당국도 투자활성화를 위해 고심하고 있지만 당분간 개인투자자들의 귀환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모 펀드에서 개인 비중은 2008년 9월 판매 잔고 2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82.41%까지 치솟았지만 불과 5년 사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단기금융이나 부동산 등의 비중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거래비중이 가장 큰 주식과 채권과 관련한 펀드 비중이 2010년(5월기준) 이전 85%를 넘어서던 것에서 2011년 79.64%, 2012년 77.53%, 2013년 74.09%로 매년 감소했다.
개인 계좌 비중은 1281만개(84.27%)로 지난해 1월에 비해 193만개의 계좌가 증발했다.
개인의 비중이 낮아지는 동안 기관 비중은 지속적으로 늘어 작년 이후 꾸준히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법인계좌도 5월 현재 239만개를 기록해 2년 전에 비해 2.4배 가량 늘었다. 머니마켓펀드(MMF)나 단기금융상품 거래가 활발해지고 법인의 투자규모가 커진 탓으로 풀이된다.
펀드시장이 침체되자 업계와 정부, 정치권도 장기세제혜택펀드 도입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갈증을 풀어낼지는 미지수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개인 직접투자보다 보험이나 연금상품을 통해 간접적으로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감소한 영향도 있지만 금융투자에 대한 관심 자체가 떨어지고 있어 새로운 상품 출시만으로 개인투자 비중이 다시 늘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현재 논의 중인 장기세제혜택 펀드도 장기간 가입조건과 소득수준이 연봉 3500만원~5000만원 이하로 제한되는 등의 가입장벽이 많아 시들해진 재형저축펀드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전반적인 주식시장 침체로 거래대금 감소 등의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 펀드시장을 획기적으로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은 없다"며 "다만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활성화 대책을 논의 중인만큼 단계적으로는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혜영 기자 its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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