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가짜 석유 유통을 뿌리 뽑겠다던 한국석유관리원과 국세청이 오히려 단속 비리 사건에 연루된 것과 관련해 국내 정유업계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22일 가짜 석유를 만들어 팔아온 석유정제회사 CTC의 양모 회장과 단속 정보를 알려준 석유관리원 전·현직 간부 4명 등 총 14명을 구속 기소하고, 9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등 총 32명을 적발했다.
이번에 구속된 석유관리원 감사실장 A씨 등 이 회사 간부 4명은 뇌물을 받고 경찰과 국세청 직원들과 함께 조직적으로 가짜 석유 업자를 비호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단속정보 브로커들에게 1인당 2000만원에서 많게는 2억1000만원까지 받고 단속정보를 흘린 것으로 나타났다. 가짜 석유 유통을 단속해야 할 정부 기관이 불법 사업자들과 짜고 가짜 석유 유통을 눈감아 준 것이다.
석유관리원과 국세청은 올 2월 정유업계와 공동으로 합동 단속반을 출범시켰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재정 확보 대책인 ‘지하경제 양성화’의 일환으로 과세당국과 제조업체, 감시당국이 함께 강도 높은 단속에 돌입한다고 예고했다. 이같은 정부의 취지는 불과 5개월도 안돼 해당 공무원들의 비리 사실이 드러나면서 공염불에 그쳤다.
이로 인해 정유 업계에서는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가짜 석유 유통 단속을 빌미로 정유업체들에게 압박을 가해 놓고 뒤로는 불법 업자들과 돈 거래를 하면서 가짜 석유 근절이 허사로 됐기 때문이다.
정유업계는 지난 2월 합동조사반 출범 당시 석유제품 출하과정에서부터 유통체계를 투명화해 세금유출을 막는 정부정책에 보조를 맞췄다.
SK이노베이션의 계열사인 SK에너지는 유류 책임수송차량 540여대에 전자태그(RFID)와 차량관제시스템인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장착하는 방식으로 출하시점과 입고 시점까지 실시간으로 관리토록 했다.
GS칼텍스,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다른 업체들도 비슷한 방식의 대책을 도입해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단속 비리 사건에 일부 정유업체도 동조한 혐의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정유업계가 목소리를 높이기 보다 자정 노력을 더욱 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비리 사건으로 정유업계가 불법과 탈법의 온상이라는 오명을 더욱 씻기 어려워졌다”며“업계 차원의 정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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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호 기자 sinryu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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