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수능 필수화'…논란 가열
25개 사회과목 관련 교사단체 "한국사 수능 필수화 반대"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최근 한국사 수능 필수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 25개 사회과목 관련 교사단체들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사 수업 일수를 늘리고, 입시와 연계하기에 앞서 주입식·암기 위주의 수업의 방식을 개선하는 게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또 다른 사회 과목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사회과교육학회, 전국사회교사모임 등 25개 사회과목 관련 교사단체들은 최근 성명을 통해 "공교육 체제를 무너뜨리고 사교육 부담을 가중시키는 역사교육 강화 방안을 즉각 철회할 것"을 주장했다.
이들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세 번씩이나 역사를 필수로 가르치면서도 제대로 못 가르치는 것을 반성하기는커녕, 학생들이 역사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이 시수 부족 때문이거나 수능 필수 과목이 아니라서 그렇다는 식으로 현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윤호 순천대 사회과학과 교수는 "현 입시체제에서 국어·영어·수학도 선택과목인데 한국사만 필수로 정하는 것은 다른 과목과의 형평성에 어긋난다. 사회탐구 10개 과목 중에서 최대 두 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데 한국사를 필수로 지정해버리면 학생들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 현재도 한국사는 이미 다른 사회과목보다 더 많은 교육시간을 확보하고 있는 데도 수업 시간이 부족하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역사를 입시와 연계시킴으로써 오히려 학생들의 흥미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철웅 전남대 지리교육과 교수 역시 "한국사 수업 시간을 확대해서 역사 의식을 고취시킨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 정말로 학생들의 역사 의식이 문제라면 주입, 암기식 수업의 방법을 바꾸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한국사가 수능 필수로 지정되면 오히려 시험에 나오는 내용만 가르치는 식으로 교육이 변질될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정치권 및 사회 일각에서는 한국사 수업을 확대하고 수능과 연계시키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용섭 민주당 의원 등이 한국사를 수능 필수로 지정하게 하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지난달 발의했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 역시 각 대학에서 입학전형자료로 국사를 반드시 반영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여기에 박근혜 대통령까지 최근 역사 과목을 평가 기준에 넣어 성적에 반영해야 한다고 발언해 한국사 수능 필수화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민병두 의원은 "일본의 한일관계 역사왜곡 교과서, 중국의 동북공정 등 우리 역사에 대한 왜곡이 심해지고 있다. 국가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역사교육의 중요성을 재삼 강조할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사의 교육비중은 점차 낮아지고 있으며 학생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사는 사회탐구 영역의 한 과목으로 2013학년도엔 수능 응시생의 7.1%만 응시했다.
교육계에서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이 가장 적극적으로 한국사 필수 지정을 위해 나서고 있다. 청와대와 국회, 시도교육청에 이 같은 내용의 건의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최근 교총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 교원 1630명 중 51%가 수능 필수화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88%는 학생들의 한국사 인식 수준이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이 같은 상황에 교육부의 고민도 깊어졌다. 교육부는 최근 한국사의 이수단위를 현행 5단위에서 6단위로 늘려 사실상 한국사를 집중이수제 과목에 제외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는 수능 필수 과목 지정은 대입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편해야만 가능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여러가지 방안을 고민 중이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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