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걷기 열풍에 편승, 정부 부처 및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도보여행길(일명 '올레길') 조성에 나서 예산 중복 및 이용자 혼란, 정보 미흡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심지어는 같은 길을 두고 조성 주체에 따라 다른 이름을 쓰는가 하면 기본적인 여행 정보마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이 수두룩한 상태다.


이에 정부도 도보여행길 신규 지정 중단 등 관련 정책 공유 및 협업 등을 위한 중앙부처 협의회 개최 및 현장점검을 실시하기로 하는 등 개선, 보완을 서두르고 있지만 '사후 약방문'이라는 지적을 면키 어렵게 됐다.

10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에 따르면 전국 도보여행길(조성중인 사업 포함)은 총 595개, 단위 코스 1689개, 총 길이 1만767km에 달한다. 이 중 조성 주체별로 ▲ 중앙부처 390개, 1만246km ▲ 지자체 196개, 6559km ▲ 민간 및 기타 9개, 866km이다.


현재 도보여행길 조성사업에 ▲ 국토교통부(52개) '녹색경관길' ▲ 안전행정부(125개) '우리마을 녹색길' ▲ 문체부(48개) '문화생태탐방로' ▲ 환경부(55개) '국가생태탐방로' ▲ 산림청(58) '산림문화체험길' ▲ 해양수산부(52개) '해안누리길' 등 6개 부처가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중앙부처가 경쟁적으로 도보여행길을 조성함에 따라 예산 중복, 관리 주체 혼선, 사후 운영 미흡 등의 문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도보여행길 일부 구간의 경우 조성 주체의 따라 같은 노선에 명칭이 중복 사용되는 사례도 허다하다. 같은 구간 내에서 명칭 중복 사용된 구간으로 ▲ 부산 도보여행길의 경우 해파랑길과 갈맷길이 사용중인 것을 비롯, ▲ 울산-해파랑길, 솔마루길 ▲ 강원 고성- 해파랑길, 산소길 ▲ 충남 부여 -사비길, 백마강길 ▲ 전북 군산- 구불길, 생태문화탐방로 등이 대표적이다.


이같은 문제는 전국여행길 조성사업 초기부터 예정됐다는 지적이다. 실례로 강원 고성에서 부산에 이르는 동해안 도보여행길은 안행부 예산 1200억원을 포함, 5개 부처가 2500억원 이상 투입하기도 했다.


반대로 지방자치단체가 조성한 길 중에는 다른 노선에 해파랑길, 산소길, 삼남길, 갈맷길 등 같은 이름이 중복 사용돼 이용자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내부 부서간 소통 부재로 관할 지역 내 도보여행길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이용자의 안전마저 위협하고 있다. 특히 안내 표지판 부족, 표기 오류 등 사후 관리 부실도 곳곳에 노출된 상태다.


현재 도보여행길 정보망이 갖춰져 있는 것은 150여 개에 불과하다. 안행부가 조성한 일부 도보여행길은 부처 홈페이지에서도 기본 정보를 파악할 수 없는 지경이다. 그나마 지자체 사이트에 정보가 있기는 하나 이용이 불편하다는 하소연이 넘친다.


이에 도보여행 전문가들은 "도보여행길 운영 및 관리 효율화를 위해 지역 주민 등 민간의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며 "정보망 구축, 관리 주체 재정비 등 보완작업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또한 "도보여행길 조성 단계부터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여행길 기본 계획 및 시행계획 수립, 실태조사, 관리대상 지정 절차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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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문체부는 오는 9월까지 '전국도보여행길' 종합정보망을 구축하고 모바일 앱 서비스 '두발로 3.0' 보완하기로 했다. 또한 중복 구간 안내체계 및 안전·편의시설을 재정할 예정이다. 또한 국회에 계류중인 '걷는 길 조성 관리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 입법화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이규성 기자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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