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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꼼수' 싣고 달린 '버스준공영제'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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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버스이용만족도 제고 위해 2004년 첫 선
66개 업체에 연간 2500억원 지원금 지급
제도 악용, 관리·감독 소홀 등 부작용 늘어
市, 지난달 시민감사청구 수용… 제도 개선 착수


▲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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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서울시의 '버스준공영제'가 시행 10년째를 맞는 가운데 제도적 허점을 노린 부작용이 늘면서 이에 대한 개선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지원금을 더 챙기기 위한 사업주들의 '꼼수'가 만연해 있는 한편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누적적자를 더 이상 방치해 둘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버스준공영제가 서울시에 처음 시행된 건 지난 2004년 7월. 당시 서울시는 민영제가 버스업체들의 수익을 보장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민들의 버스이용만족도를 떨어뜨린다는 인식에서 민간업체가 운영을 담당하고 서울시가 매년 재정지원금을 지급하는 준공영제를 도입했다.

여기에는 '고노동 저임금'에 시달리는 버스기사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업계요구도 반영됐다. 현재 서울시가 버스업체에 지원하는 돈은 지난해에 2600억원, 올해는 2200억원에 이른다. 총 66개 버스업체, 7500여대 버스가 지원대상이다.

문제는 일부 버스업체들이 '표준운송원가' 규정을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매년 적자가 급격하게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사업주들이 제도상의 허점을 노리고 지원금을 부당하게 받아 챙기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5월 관악구의 한 버스업체에서는 인건비 명목의 지원금을 더 받아내기 위해 정비직 노동자를 운전직으로 전보조치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버스 보유대수가 많을수록 더 많은 지원금을 받도록 규정된 현행 '표준운송원가' 제도를 악용하려는 것이었다. 표준운송원가는 버스 각 노선별로 선정된 원가와 수익금 간의 차액을 지원금을 통해 보전하는 형식으로, 올해의 경우 버스 1대당 65만원(1일 기준)으로 책정돼 있다.

지난해 2200억원을 기록하는 등 7000억원을 넘어선 누적적자도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매년 막대한 재정지원이 이뤄지고도 이에 대한 관리ㆍ감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 역시 문제다. 현재 각 업체에 지급되는 지원금은 사용용도에 대한 세부규정이 없어 어떤 항목에 얼마나 쓰였는지를 파악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도군섭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정책기획실장은 "지원금을 받는 66개 업체들은 매년 회계감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서울시에 보고하고 있다"며 "개별업체들의 지원금 사용내역에 대해 조합에서도 세세히 알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지원금 분배 역할을 맡고 있는 '수입금공동관리협의회'가 66개 버스업체를 총괄하는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의 산하기관이라는 점과 버스 관련 주요 정책들을 심의ㆍ의결하는 '서울시 버스정책시민위원회'가 현안이 있을 때에만 회의를 갖는 등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도 개선을 필요로 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김상철 진보신당서울시당 사무처장은 "지난해 정책보고서를 통해 버스업체 간, 직군 간 인건비 차이가 크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준공영제를 둘러싼 구조적 비리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서울시는 애초의 제도 도입취지를 돌아보고 개선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달 일부 버스업계 관계자들이 공동으로 접수한 시민감사청수를 수용해 이르면 이번달 중 감사에 착수한다. 감사에서는 지원금 규모의 적정성, 지원금 사용처에 대한 검증수단이 미비한 점 등을 비롯해 준공영제 전반에 대한 점검이 이뤄질 예정이다.

다만 서울시는 그 동안 준공영제 시행으로 인한 성과도 있었던 만큼 감사를 하되 준공영제 방식을 전면 변경하는 것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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