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이곳에 한국과 전쟁을 치르러 온 것이 아니다. 월드컵에 나가기 위해서 왔다. 한국과 함께 브라질로 가고 싶다. 내일 한국의 월드컵 진출이 확정되면 꽃과 우리 유니폼을 선물하겠다."
연일 한국을 향해 독설을 퍼붓던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이 태도를 바꿨다. 오히려 덕담을 건네며 선전을 다짐했다.
한국은 이란전에서 최소 비기기만 해도 본선 진출을 자력으로 확정짓는다. 이란 역시 우즈벡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선 반드시 한국전 승점이 필요하다.
경기를 하루 앞두고 같은 장소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은 "한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은 사실상 확정됐다"라며 "우리도 한국과 함께 브라질로 꼭 갈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이에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을 비롯해 이란 선수단은 연일 한국을 향한 막말로 응수했다. "최 감독은 이란에 사과해야 한다", "우린 한국에 6-2로도 이겼다" 등 도발이 이어졌다. 두 나라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국제축구연맹(FIFA) 관계자가 이날 기자회견장을 찾아 감시했을 정도다.
이날은 달랐다. 케이로스 감독은 "한국에게 진심으로 존경을 표한다"라며 "서로를 향한 복수심은 이제 멈춰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복수에 관해 생각하고 있다면 내일 축구로 답해줄 것"이라며 "피에 대한 것은 땀으로 답하겠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이 내일 본선 진출에 성공한다면, 이란 전통에 따라 꽃을 선물할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앞서 케이로스 감독은 최 감독의 푸념에 "우즈벡 대표팀 유니폼을 선물하겠다"라는 막말을 하기도 했다. 그는 정말 우즈벡 유니폼을 가져왔냐는 질문에 "원래 하나를 가져오려 했는데 최 감독이 11벌을 요청하는 바람에 모두 가져오지 못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경기 후 그와 유니폼을 교환하며 함께 월드컵 본선행을 축하해주고 싶었다"라며 "이란 대표팀 유니폼을 선물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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