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서 분류한 재활용쓰레기, 선별장 가면 모두 뒤섞어 재분류 작업 거쳐...'소모적' 시스템 개선해야

[아시아경제 김봉수·이현우 기자]

지난 12일 오후 강북구 재활용쓰레기 선별장에서 직원들이 재활용쓰레기를 선별하고 있다. 사진=이현우기자.

지난 12일 오후 강북구 재활용쓰레기 선별장에서 직원들이 재활용쓰레기를 선별하고 있다. 사진=이현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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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사는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최근 환경을 걱정해 꼼꼼히 분류해서 버리던 '재활용 쓰레기' 작업을 그만뒀다. 집에서 아무리 쓰레기를 꼼꼼히 분류해서 보내봤자 정작 자치단체들이 운영하는 재활용 선별장에 가면 다른 것들과 모두 뒤섞은 다음 다시 분류하는 작업을 거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후손들을 위한다는 마음에서 재활용 쓰레기를 버릴 때 신경을 썼었는데, 알고보니 소모적인 노력이었다"며 "선진국처럼 아예 가정에서 재활용, 폐기물, 음식물 등 간단하게만 분류해 버리도록 하든가 아니면 가정에서 더 꼼꼼하게 분류해서 버리도록 해 선별장에서 다시 분류하는 시간과 노력을 줄이든가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쓰레기 재활용 시스템이 소모적이어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다. 현재의 시스템은 개인 또는 사회적 시간ㆍ노력 등 비용 낭비가 발생하는 만큼 합리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10일 서울 중구 서소문 근린공원 지하에 위치한 중구 재활용선별장에선 가정에서 보낸 재활용쓰레기 봉투를 뜯어 재분류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 곳은 주로 일반 단독주택에서 버린 재활용 쓰레기들을 분류하는 곳으로, 한꺼번에 재활용 쓰레기를 다 쏟아 붓고 이를 다시 종이, 캔, 플라스틱 등 종류 별로 선별해 내는 중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중구청 관계자는 "일반 단독주택의 재활용 쓰레기들은 선별장으로 들어오면 비닐을 제거한 뒤에 다시 선별 작업을 거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가정에서 분류해 버린 재활용 쓰레기를 재활용 선별장에서 다시 섞은 다음 재분류하는 번거로운 작업을 거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었다. 중구청 측에 따르면 우선 가정에서 100% 분리되기 어려운 현실적 사정이 있다. 종이, 플라스틱, 캔, 철 등도 각각 종류 별로 다 달라 새롭게 분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런 것까지는 가정에서 하기 힘든 일이다. 특히 비닐의 경우에도 성분에 따라 새로 분류해야 하는데, 전문가가 아닌 이상 육안으로 확인하기 힘들어 어차피 재활용 선별장에서 다시 분류해야 한다. 만약 가정에서 이처럼 세분해서 분류를 하려면 넓은 공간과 시간 노력이 필요한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또 아직까지 종류별 구분은커녕 재활용과 폐기용조차 제대로 구분해서 버리지 않는 이들도 많다. 그래서 많은 인력을 투입해 일일이 손으로 선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곳 중구 선별장만 해도 27명의 인원 중 선별작업에만 12명이 투입될 정도다.


이어 찾아간 강북구 북서울 꿈의 숲 근처에 위치한 재활용 선별장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가정에서 애써 분류해서 보낸 재활용 쓰레기들이 이곳에서 모두 뒤섞인 다음 플라스틱, 유리, 캔, 스티로폼 등 종류별로 다시 선별되고 있었다. 강북구의 경우 그나마 단독주택의 경우에도 일부 재활용 쓰레기는 별도로 분리해 버리도록 하고, 그물망을 따로 배포해 자발적으로 세분해서 버리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재활용 선별장에서 뒤섞어 재분류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강북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실 가정에서 100% 분리수거를 하라고 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그리고 그렇게 하는게 꼭 경제적인 것만도 아니다. 가정에서 100% 분리수거가 가능하다면 그걸 또 그대로 선별장으로 가지고 오기 위해서는 각 폐기물마다 수거 차량이 달라야 하는데 일단 그러려면 배차를 지금보다 훨씬 많이 해야 한다"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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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아파트 외에 단독주택들도 제대로 재활용쓰레기를 구분해 버리려면 별도의 인력이 투입되어야 해 비용이 든다는 점, 재활용품을 수거해 먹고 사는 노인들도 고려해야 한다는 게 이 관계자의 지적이었다.


그는 "가정에서는 폐기물과 재활용품 정도로만 분류되고 선별장에서 별도로 선별하는 것이 그나마 경제적"이라며 "다만 각 가정에서는 잘 분류하지 않아도 좋으니 이물질을 안에 넣거나 심하게 오염시키지는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봉수·이현우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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