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 5월, 우리 현대사의 아픈 상처인 1980년 5월18일 광주의 기억을 무대에 올린 연극 두 편이 잇달아 관객들을 찾는다. 연극 '푸르른 날에'와 '짬뽕' 두 작품이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에는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는 서정주의 시는 송창식의 노래로 변주됐고, 다시 '푸르른 날에'라는 연극으로 재탄생했다. 이달 4일부터 6월2일까지 남산예술센터에서 공연된다. 2011년 초연과 2012년 앵콜 공연에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다. 대한민국 연극대상 작품상과 연출상, 연극평론가 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 베스트3, 한국연극 공연베스트7 등 연극 부문에서 상이란 상은 모조리 휩쓴 화제작이다.
올해로 세 번째로 관객과 만나는 '푸르른 날에'는 초연 당시의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호흡을 맞춰나가면서 공연의 완성도를 높였다. 어두운 우리 역사의 한 부분을 과장되고 통속적인 신파로 연출해 시대의 아픔을 이겨낸 청춘들의 눈물과 희망, 웃음을 그려냈다. 연출가 겸 작가 고선웅의 각색은 촌철살인의 입담과 특유의 리듬감도 특징이다. 고선운 연출가는 "신파는 더욱 디테일해질 것이며 더욱 통속적으로 연출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짬뽕 한 그릇 때문에 광주항쟁이 일어났다? 이 발칙한 상상력이 연극 '짬뽕'의 사건의 발단이 된다. 연극 '짬뽕'은 2004년부터 시작해 매년 5월이면 무대에 올라 올해는 벌써 10년이 된 '역사적인' 작품이다. 10주년을 맞아 역대 주인공들도 모두 함께 무대를 꾸몄다.
한 중국집 배달원이 짬뽕을 배달하다가 잠복근무중인 군인에게 불시에 검문을 당한다. 배달음식을 먹겠다고 요구하는 군인들의 요구를 거절하자 순식간에 배달원은 빨갱이로 몰린다. 국가의명령을 무시했다는 이유에서다. 대항하는 배달원과 위협하는 군인들이 티격태격 몸싸움을 벌이다 총이 발사되면서 사태는 일파만파 커진다.
하루하루 열심히 돈을 벌어 결혼도 하고, 가정도 꾸리는 게 목표인 소시민들이 겪는 황당한 이야기는 픽션과 논픽션을 오간다. "또 그날이 왔구마니라. 오늘은 곳곳이 제삿날이요. 이놈의 봄만 되면 미쳐불겄어. 봄이, 봄이 아니라 겨울이요"하고 한탄하는 중국집 주인 신작로의 대사는 웃고 넘기기엔 마음에 턱하니 걸린다. 이달 10일부터 6월30일까지 대학로 달빛극장에서 공연된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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