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선진국으로 핸들 돌린다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올해 유럽, 미국 등 선진 자동차 시장으로 글로벌 행보를 넓힌다. 그는 지난해까지 인도, 터키, 브라질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출장길에 나섰으나 올 들어 제네바모터쇼를 시작으로 선진국 시장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스위스 제네바모터쇼에 참석한 이후 이날 오후 입국했다. 제네바모터쇼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프랑스 파리 모터쇼와 함께 유럽 3대 모터쇼로 꼽히는 행사다. 그의 유럽 모터쇼 참관은 지난 2011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이후 16개월만이다.
정 부회장의 이번 행보는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가 내놓은 신차들의 경향을 살피고 시장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번 제네바모터쇼에서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 르노의 준중형, 소형급 고성능 모델을 꼼꼼히 살펴본 것도 이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제네바모터쇼 언론 공개 기간 기자와 만나 “유럽시장에서 품질, 연비, 성능을 인정받아야 유럽은 물론 세계시장에서 판매대수와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새로 나온 신차들이 사용한 새로 사용한 소재 등을 살펴봤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그가 올해는 선진 자동차 시장점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시장개척에 힘을 보탰던 행보와 다른 점이다. 그동안 선진국에서 열리는 모터쇼는 정몽구 회장, 양웅철 부회장 등이 주로 챙겨왔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브라질 공장 건설 등 신흥국에 이슈가 많아 유럽과 미국보다는 자동차 변방지역 출장이 많았다”며 “올해는 선진 시장 공략에 대한 구상에 집중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르노가 세계 최초로 공개한 양산형 크로스오버 차량 '캡처'와 벤츠의 디자인에 대해 호평했던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캡처는 르노가 한번도 내놓은 적이 없는 차급으로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의 관심이 큰 모델이다. 정 부회장은 “르노가 이번에 출시한 '캡처'는 잘 나왔다”며 “벤츠의 경우 디자인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일본차의 유럽판매 부진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가 일본차 판매부진의 첫번째 이유로 꼽은 요인은 유럽 소비자들에 대한 이해부족. 유럽시장의 침체와 일본차 브랜드의 부진을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정 부회장은 “일본차가 유럽에서 부진한 이유는 소비자의 요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측면이 있다”며 “지역별 고객의 요구사항과 수준에 따라 가격경쟁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브랜드 강화전략의 연장선상에서 선진시장 스포츠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내년부터 유럽 월드 랠리 챔피언십 WRC 등에 참가한다.
정 부회장은 “전문가들은 유럽의 불황이 앞으로 3~4년 더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스포츠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쳐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가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그는 제네바모터쇼 참관 이후인 지난 7일 지난해부터 가동에 들어간 중국 천진 베이징 3공장을 방문해 생산라인 등을 점검했다. 베이징 3공장은 '중국형 신형 싼타페'를 생산하고 있으며, 앞으로 출시할 신차들이 대거 투입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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