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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삼척 원전, 경주 방폐장…끝없는 환경갈등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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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폐아스팔트, 주민 반대와 정부·지자체 갈등에 1년 넘게 처리 못해
한전, 2010년 충남 연기군 345㎸ 송전선로 건설 반면교사 삼을 만
지역주민·환경단체 등과 끝임없이 소통해야... 투명성·공정한 절차는 필수


[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2011년 11월 노원구 월계동 도로에서 서울 평균치의 10배가량 되는 시간당 최고 1.4마이크로시버트의 방사선량이 측정됐다. 구청은 문제의 방사성 아스팔트를 모두 걷어냈다. 끝났다고 생각했던 문제는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됐다.
폐아스팔트는 깔끔히 처리되지 못하고 1년 넘게 서울 한복판에서 방치됐다. 지역주민들의 반발과 정부와 지자체 간의 갈등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폐아스팔트를 방사성폐기물과 일반폐기물로 분류하는 기초적인 작업 장소가 선정되자마자 지역주민들의 반발에 무산됐다. 지난해 경주 중ㆍ저준위방사성처분시설(방폐장)로 반입이 결정됐지만 역시 경주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닥쳤다.

22일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에 따르면 이 폐아스팔트 467t 중 216t(26개 컨테이너)만 2회에 걸쳐 경주방폐장으로 반입되고 나머지는 251톤은 구청 옆 임시보관소에 보관 중이다. 아직까지도 경주 주민들의 거센 반대로 절반가량이 남아 있는 것이다. 서울 노원구의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단지 서울 노원구와 경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이 환경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신고리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으로 송전하기 위한 '밀양 765kV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 송전탑 건설 갈등은 12년째 계속되고 있다.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예정구역으로 고시된 강원 삼척지역은 원전 찬반 갈등으로 지역사회가 둘로 쪼개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해법은 없을까? 송전탑과 방사선 폐기물, 원전 등은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에 필수적인 핵심 부분이다. 국가 운영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환경ㆍ지역 전문가들은 이 같은 지역 민심을 지역 이기주의가 아닌 '환경 불평등(환경갈등)'으로 보고 주민과의 소통을 적극 강화하는 제도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역주민들과의 꾸준한 소통과 스킨십에 풀리지 않을 것처럼 보이던 문제가 해결된 케이스도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2010년 2월 지금의 세종시가 들어선 충남 연기군에 345㎸ 송전선로 건설을 추진하다 지역주민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친 바 있다. 이에 한전 측은 갈등 해결을 위해 세종시 송전탑 경로 선정에 마을 주민을 적극 참여시켰다. 또 지역주민과 한전ㆍ환경 전문가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등 대화의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했다. 한전 관계자들은 지역주민들의 각종 경조사에도 빠짐없이 참석하는 정성을 보였다.

정성어린 소통은 굳었던 마음을 풀게 만들었다. 4년을 넘게 첨예한 대립만을 보이던 문제는 9개월 만에 해결됐다.

당시 사업에 참여했던 한성구 송변전건설팀 과장은 "문제는 갈등 자체가 아니라 갈등을 다루는 태도와 진정성에 있다"며 "지역주민과의 마찰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공존의 사회로 갈 수 있는 해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이희송 동아시아 기후에너지 캠페인팀장은 "원전과 같은 위험성이 높은 대형 국책사업의 경우 발전소가 건설되는 장소의 주민들의 수용성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며 "지금 여러 지역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주민 공청회 과정에서 반대 주민들을 배제한 채 진행하는 모습은 절차적 투명성과 공정성이 결여된 비민주적인 과정"이라고 지적했다.

이 팀장은 "지금이라도 민주적인 방식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야 갈등 해결의 단초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영진 성균관대 갈등해결연구센터장도 "주민들이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도록 시설 견학이나 공청회와 간담회를 주선하고 피해 보상 등 주민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장치를 해당 지자체들이 협의해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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