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친화적 건물이라지만···곳곳이 구멍투성이
개방형 구조물···민간인 출입 자유로워 보안 취약
독특한 외형, 보기는 좋지만 집무공간 활용 비효율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김혜민 기자] 세종청사가 출범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부처 이전 전부터 예견됐던 갖가지 문제는 좀처럼 해소 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누구나 접근이 가능한 개방형 구조물은 보안에 취약할 수 있고 집회ㆍ시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못한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승천하는 용을 형상화한 청사 설계는 겉으로 보기엔 독특하나 집무공간을 곡선형으로 만들어 사무실로 활용하기에는 효율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세종청사는 개방형 구조물이다. 단지로 구성돼있고 청사 주변으로 큰 울타리가 있는 과천청사, 대전청사와 달리 세종청사는 청사 바로 옆으로 2차선, 4차선도로가 나있다. 외부 방문객도 길가를 통해 청사에 바로 들어올 수 있는 구조다.


구조가 이렇다보니 세종청사는 보안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당초 정부는 시민친화적인 정부를 표방하며 공직자가 아니더라도 건물옥상이나 내부에 쉽게 들어갈 수 있도록 설계했다. 그러나 공사기간 동안 정부서울청사에 민간인이 방화를 한 사건이 벌어지면서 세종청사 보안에 대한 요구도 커졌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사건 이후로 건물 내 출입은 엄격히 하고 일부 구간에 대해 접근을 어렵게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보안강화 방침에 따라 오히려 청사 내부에서는 공무원들이 이동할 때 불편을 겪는다. 지난해 내려간 한 부처 공무원은 "바로 위 아래층은 물론 다른 부서로 이동할 때도 일일이 신원확인을 거쳐야해 번거롭다"며 "편하게 지내려고 하면 또 '보안의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어 불편을 감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책수요자들의 집회나 시위를 위한 공간이 없는 점도 향후 정부에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종청사는 개방형 구조물의 특성상 집회가 열릴 경우 청사에 진입하는 게 다른 청사보다 쉽다. 인근 공터를 집회장소로 활용하고 있는 과천 청사와 달리 세종청사는 집회나 시위를 위한 별다른 공간이 없다. 심은석 세종경찰서장은 "국토해양부나 농림부 등을 겨냥한 집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릴 경우 효율적인 집회관리가 어렵다"며 "집회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LH소유인 일부장소를 집회장소를 위한 운동장이나 주차장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물리적인 보안 외에 정보보안 문제도 우려된다. 현재 세종청사 옆에는 고층아파트 공사가 한창이다. 청사와 50m 거리로 가깝다. 재정부의 한 과장은 "중요한 사안이 검토되고 결정될 시기에는 음성 탐지 장비를 활용하면 핵심 내용이 노출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아파트와 청사 사이에 나무를 심어 시야를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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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무공간이 곡선형으로 돼 있어 사무실로 활용하기에는 효율성이 떨어지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책상 등 대부분의 오피스 가구들은 사각형이어서 책상을 놓게 되면 꼭 맞지 않을 뿐더러 움직이는데 불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보완책으로 그 공간에 캐비넷, 복사기 등을 배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청사에는 현재 공무원 5500여명이 배치돼 업무를 이어나가고 있지만 이처럼 이미 예상됐던 문제들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세종청사 이전과 새 정부 출범이 겹치면서 정부가 신경 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조직개편안이 표류하면서 세종청사에서 일할 부처가 확정되지 않은 점도 한 몫하고 있다. 정부 한 관계자는 "새로 생기는 미래창조과학부나 해양수산부를 어디에 둘지에 따라 다른 부처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공무원들의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김혜민 기자 hme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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