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가 학부모 '등골브레이커'
가격 자율제 영향, 2년새 두배이상 치솟아
교복값 동결과 대조···교육물가 통제 필요성 대두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지난 2년간 두 배 이상으로 뛰었던 교과서 가격이 올해도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참고서까지 더하면 부담은 한층 더해진다. 반면 동복 교복값은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지난해에 비해 가격이 동결돼 상반된 모습이다. 이는 교육과 같은 공공 분야에 관련된 물품에 대해서는 공공적인 통제와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지난해 고등학교 국어(상) 교과서의 평균 가격은 3824원이다. 전년도의 3405원에 비해 12.3% 올랐다. 1750원이었던 2010년과 비교하면 불과 2년 만에 가격이 두 배 이상 뛴 셈이다. 영어 교과서도 2011년 2810원에서 지난해는 3197원으로 13.8% 뛰었다. 전반적인 상승률만 따져봐도 2010년 3.9%에서 2011년에는 36.6%, 2012년(3월 기준)은 11.3%씩 올랐다.
가격은 올해도 오를 전망이다. 각 출판사들이 작성한 교과서 희망가격을 보면 국어(상)의 경우 4300~5490원대다. 지난해 평균가격과 비교하면 12~43% 오르는 셈이다. 영어 책도 20% 가량 오른 평균 3900원대를 제시하고 있다.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한 학기당 교과서와 참고서, 문제집 값으로만 수십만원을 써야하는 상황이다.
이에 교과부는 뒤늦게 단속에 나섰다. 8일 김응권 제1차관은 출판사 대표 40여명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교과서 가격 인상률을 한자릿수 수준으로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차관은 "지난해 검·인정에 합격한 2009 개정 교육과정 교과서의 경우, 출판사가 제시한 희망가격이 전년도 교과서 가격과 비교해 볼 때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시·도교육청 예산에도 큰 부담이 될 것"이라 말했다.
공공재 성격을 띤 교과서 가격이 껑충 뛴 것은 정부가 2009년 교과서의 질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가격 자율화 정책'을 실시하고 난 이후부터다. 교과부 관계자는 "별도의 참고서가 필요 없도록 교과서의 질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가격을 시장자율에 맡기는 데 따른 부작용에 대한 대안은 마련하지 않았다. 이후 정부가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이라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뒤늦게 나왔지만 업계의 반발로 무산됐다.
한국검정교과서 관계자는 "현행법은 출판사의 희망가격에 대해 정부가 권고할 권한만 있고 사정권은 없기 때문에 가격상승을 규제할 수 없다"며 "일본에서는 '최고가격 고시제'를 도입해 한 쪽 당 특정 액수를 넘지 못하도록 고시를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대략적인 가이드라인 정도는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교복도 매년 가격이 오르는 품목 중 하나지만 올해는 가격 인상률이 사실상 동결됐다. 지난해부터 교과부가 민·관교복협의회를 열어 각 업체의 사정을 듣고 이해를 구한 것이 성과를 낸 것이다. 교과부에 따르면 전국 규모의 주요 교복 업체 4곳의 2월 중고교생 동복의 세금 전 공장출고가는 지난해에 비해 1.8% 올랐다. 이는 지난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2%인 것을 감안하면 거의 오르지 않은 셈이다.
교복도 원래는 거의 매년 큰 폭으로 올라 학부모들의 부담이 큰 품목이었다. 지난해 초에도 4대 교복업체의 가격이 일제히 10~20% 올라 학부모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특히 동복의 경우 블라우스, 치마, 재킷, 조끼 등 기본 세트에다 여벌로 한 두개를 추가하면 가격은 40~50만원까지 뛴다.
교과부는 이에 동복과 하복의 가격이 결정되는 시기에 맞춰서 자율적으로 협의회를 꾸려서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정부에서 관계장관 회의를 거쳐 '교육물가'를 잡기 위해 학교 단위의 교복 공동구매제도를 활성화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오승걸 교과부 학생자치과장은 "교복은 일반의류와 달리 공공재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며 "매년 동복과 하복의 가격이 결정되는 시기에 맞춰서 자율적으로 협의회를 꾸려서 서로간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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