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의 모양이 상처를 닮았다고 하는 사람이 있었다. 꽃은 식물의 성기이니, 거시기 또한 상처를 닮았다는 얘기가 된다. 사랑이, 닮은 상처에 대한 뿌리깊은 연민이라면, 이 시만큼 직설적인 풍경은 없다. 제 상처보다는 남의 상처가 먼저 보이는 것이기에, 씨앙놈 비엉신이 튀어나는 것이지만, 기실은 그게 바로 사랑하는 자리이며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접면이다. 상처가 우선 보기 싫어서 후려치지만 그럴수록 도들새겨지는 그 울룩불룩한 것들의 서러움. 시인은 장애인들의 특별한 사랑을 얘기하는 게 아니다. 바로, 당신 얘기다. 장점을 사랑한다면 그게 어디 사랑인가. 탐욕이지.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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