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1월 6일자)는 "말레이시아가 글로벌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 명성을 얻지 못했지만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이슬람 금융 중심지"라고 평했다.
지난해 말레이시아가 발행한 수쿠크 규모는 세계 수쿠크의 805억달러(75%)나 차지했다. 이슬람의 본고장 사우디아라비아가 91억달러로 뒤를 잇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53억달러로 3위다.
말레이시아의 은행 시스템 가운데 15%가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를 따른다. 다른 이슬람 나라에서 샤리아를 준수하는 은행은 12%도 안 된다. 무슬림 인구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도네시아의 경우 은행 중 4%만 샤리아를 따른다.
동남아의 작은 나라 말레이시아가 이슬람 금융의 허브로 떠오른 데는 말레이시아의 대외 지향적 성향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말레이시아가 영국ㆍ싱가포르 같은 금융 중심지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서 이슬람과 자본주의를 연결하는 교량이 된 것이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말레이시아는 지리적으로 싱가포르 이웃에 자리잡고 있다.
말레이시아가 이슬람 금융 허브로 떠오르기까지 중앙은행의 지원도 크게 한몫했다.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이 2005년 설립한 이슬람금융센터(INCEIF)는 이슬람 금융 연구를 이끌고 있다. 이슬람 금융 관련 직원 교육 기관인 말레이시아이슬람은행금융연구소(IBFIM)은 이슬람 금융과 관련해 여러 자격증을 발급하며 샤리아 준수를 원하는 기업이나 은행에 대한 상담도 맡고 있다.
이로써 말레이시아는 이슬람 신앙 공동체인 '움마'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해 자국 경제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현지 은행 메이뱅크의 자회사인 이슬라믹은 18개월 전부터 싱가포르에 분점을 내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인도네시아에는 이미 진출한 상태다.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의 제티 악타르 아지즈 총재는 "이슬람 금융이 다른 경쟁 부문보다 안정적"이라며 "샤리아에 따라 이자 부과가 금지된만큼 투기는 어렵지만 초과 이익 공유제로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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