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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산학연(産學硏)이 중소기업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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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광선 한국산학연협회 회장, ‘산학연 전도사’로 협회 발돋움…소통, 자율·민주적 운영에도 힘써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조직, 인원, 지원금 규모 키우고 국내·외 위상 크게 높여
정부 부처 평가등급 대부분 ‘상위권’ 차지…내년 9월 ‘협회 창립 20주년’


‘풀뿌리 산학연(産學硏)’ ‘산학연은 중소기업정책의 핵심’ ‘기술혁신을 통한 강한 중소기업’ ‘융합기술 및 녹색산업 발전’ ‘민간조직의 활력 적극 활용’ ‘일자리 창출’….

김광선 (사)한국산학연협회 회장(59·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 기계공학박사)이 자주 쓰는 화두들이다. 우리 경제에서 산학연이 아주 중요하다는 얘기다. 뿌리가 튼실한 나무가 잘 자라듯 산업계 풀뿌리인 중소기업이 잘 돼야 대기업과 나라경제도 원활히 돌아간다는 논리다.

건배사 때 등장하는 ‘9988’도 중소기업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국내 사업체수의 99%, 전체근로자의 88%가 중소기업이 차지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국 대학과 연구기관들까지 어우러지면 그 힘은 엄청나다는 게 김 회장의 시각이다.

김 회장은 기술고시(13회) 출신으로 공직(국방부), 기업체 간부(삼성항공), 대학교수(기획처장, 대학원장, 연구소장) 등 산학연관의 경력을 가진 ‘맞춤형 산학연전문가’로 통한다. 반도체장비재료국제협회(SEMI) 표준화위원회 한국대표면서 미국 캔자스대 최우수동문으로 동양인 최초로 대학 명예의 전당에 올라 눈길을 끈다.
이런 이력의 김 회장이 2009년 2월 산학연협회 사령탑에 앉은 지 4년째 ‘산학연 전도사’로 나라 안팎을 뛰면서 산학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협회 키우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김 회장은 “대통령선거 후보들도 중소기업을 살려야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협회 존재가치와 위상이 돋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계기로 산학연의 중심축인 협회가 클 수 있는 기회로 보고 내실을 다지고 있다. 대전시 둔산동 한국산학연협회 집무실에서 김 회장을 만나 협회 발자취와 현주소, 청사진을 들어봤다.

“한국산학연협회는 중소기업청 연구개발(R&D) 예산을 받는 20여 기관 중 3번째로 크다. 전국 중소기업 풀뿌리사업발전을 위한 국내 유일의 탄탄한 산학연협력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그 만큼 역할이 크고 하는 일도 많다. 물론 국제적인 대화·협력채널도 있다.” 김 회장은 기업, 대학, 연구기관을 회원으로 둔 협회가 강한 중소기업 만들기를 위해 이들과 ‘편안한 동반자적 관계’를 맺고 있다고 강조했다.


◆변신을 거듭해온 협회 발자취와 성과=협회는 자생적 민간조직이다. 산학연협력의 중요성을 인식한 산학연 관계자들이 1993년 9월 ‘산학연 컨소시엄 전국대학교협의회’를 출범시켰다. 2009년 2월 김 회장이 취임하면서 ‘사단법인 한국산학연협회’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그전엔 활동이 그리 활발하지 못했고 조직도 단출했다.

협회가 하는 일은 ①산학연 공동기술개발 ②기업부설연구소 지원 ③연구장비 공동이용 ④기술전문가 연계과제해결 ⑤공정혁신지원으로 김 회장 취임 후 성장을 거듭했다. 이 중 산학연공동기술개발사업은 20년째 이어지는 정부R&D사업의 최장수프로그램이다.

협회가 전국 산학연에 지원하는 금액은 2009년 1053억원에서 올해는 1523억원으로 늘었다. 해마다 17~18% 는 셈이다. 조직 또한 확 커졌다. 2009년 3월 16명이었던 임직원이 31명으로, 357명이었던 회원(개인·기관) 수가 486명으로, 지원기업 수는 한해 2000개에서 4000개로 불었다.

김 회장은 산학연협력 코디네이터 자격인증제 신설, 중소기업산학연협력센터 공간 확보 의무화규정 마련 등 회원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는 쪽에 무게중심을 뒀다. 그는 “지난해 초 산학연협회 정책자문위원회와 지역풀뿌리간담회를 열어 각계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며 “백서성격인 정책총서 발간, 산학연협력사업의 정책홍보지 ‘with 산학연’(계간지) 창간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성과분석, 만족도조사로 사업발전방향을 찾고 업무효율도 높였다. 제안·토론·단합의 자리인 산학연포럼, 산학연희망플러스도 펼쳤다.

김 회장은 뭣보다도 회원들과의 소통, 자율, 민주적인 협회운영에 힘썼다. 혁신과 변화를 통한 강한 중소기업 만들기, 풀뿌리이론을 접목한 밑(지방)에서 위(중앙)로의 상생발전을 꾀하는 분위기를 이끌었다. 그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먹여 살리는 게 아니라 더불어 커가는 것”이라며 “산학연은 중소기업정책의 핵심이자 필수”라고 강조했다.


◆다양해진 협회사업과 공정한 사업평가=김 회장은 협회를 키우기 위해선 하는 일이 많아야한다며 사업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 새로 개발했거나 보완한 게 많다.

정부위탁사업의 경우 2009년엔 4개였으나 지금은 7개다. 산학연공동기술개발사업, 기업부설연구소지원사업, 연구장비공동이용지원사업, 기술연계플랫폼구축사업, 중소기업기술멘토링사업, 공정혁신지원사업, 한중(韓中)산학연 녹색협력지원사업이 그것이다. 참여기업, 주관기관 수가 늘고 산학연협력사업을 통한 제품매출액도 증가했다.

협회 사업평가부문에도 업무비중을 높였다. 사무국 공간과는 따로 전용평가장을 둬 산학연협력사업의 모든 과정(선정, 중간, 완료)의 평가를 전산화·시스템화 시켰다. 대학교수 등 전문가들이 평가위원으로 위촉돼 동참하고 있다. 평가가 제대로 돼야 지원금이 헛된 곳에 쓰이지 않고 사업효율도 높일 수 있다는 게 김 회장의 소신이다.


◆최우수사업 정부평가와 민간조직의 우월성=협회가 하는 산학연협력기술개발사업에 대한 정부부처 평가등급은 대부분 ‘상위권’이다. 지역발전위원회 평가 최우수(2010년)·우수(2011년), 기획재정부 평가 우수(2008년), 정부부처의 대형 국가연구개발사업 모두를 대상으로 한 기획예산처의 국가발전영향평가 1위(2007년), 과학기술부의 특정평가 3위(2007년)다. 한마디로 올A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은 것이다.

게다가 민간조직이어서 조직운영, 시설지원과 관련된 국고보조금을 전혀 받지 않는다. 해마다 많은 국고보조금을 받는 대부분의 준정부기관 사업평가들이 ‘보통’의 성적표를 받는 것과는 차이가 난다.

김 회장은 그 요인을 민간조직의 활력과 우월성 때문으로 설명한다. “정부사업을 받아서 하는 다른 준정부기관은 관료화되기 쉽고 무사안일 행태를 보일 수 있지만 산학연협회는 다르다. 민간조직이어서 역동성 있고 지원 대상기관을 갑, 을 관계가 아닌 친구와 가족으로 대한다.” 김 회장은 사회적 화두인 ‘소통’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그는 “모범사례로 자리 잡은 산학연협력사업처럼 각종 정부사업은 민간이 하면 더 효율적일 땐 과감히 넘겨주는 게 바람직하다. 이는 세계적 흐름인 ‘작은 정부’ 만들기와도 맥이 통한다”고 주장했다.

◆2013년에 성년을 맞는 협회 청사진=한국산학연협회는 내년 9월이면 창립 20주년이 된 다. 이에 따라 협회는 여러 행사들을 검토 중이다. ‘산학연협회 20년사’ 등 발자취를 정리한 자료집을 펴내고 기념식, 축하행사, 이벤트도 연다.

김 회장은 “협회가 성년을 맞는 2013년은 의미 있는 해”라며 “20주년 행사준비팀을 둬 산학연 회원들과 중소기업청이 뭉치고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념행사 땐 협회 전임 회장단, 전임 중기청 청장·차장과 일본, 중국 등 MOU를 맺은 외국기관·단체 관계자들도 초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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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산학연연맹 결성 추진”
김광선 회장, 산학연 국제화 앞장…독립국가연합(CIS), 일본, 중국 등과 MOU


김광선 한국산학연협회 회장은 1년에 한 달쯤 외국출장을 간다. 지구촌시대를 맞아 끈끈한 협력 체제를 갖추기 위해서다. 대학교수이자 협회장으로서 지구촌 사람들과 만나 산학연 발전을 논의하고 도움도 받는다. 협회업무와 강의, 연구, 저술에 보탬이 될 자료를 주고받고 인맥도 쌓는다.

김 회장은 2009년 6월 독립국가연합(CIS) 나라들과의 산학연협력을 통한 중소기업 R&D역량 강화를 위해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상공회의소와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산학연발전의 국제화에 시동을 걸었다. 이어 2010년 10월 일본의 대표적 산학연협력기관인 TAMA(수도권지역산업 활성화)협회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지난해 8월 중국 최고명문대학이자 시진핑 등 주요지도자들을 배출한 칭와대가 세운 다오지중화유한공사, 창조형국가건설전략추진위원회, 산동자본자산운영관리유한공사와 각각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중국과의 협력징검다리를 놨다. 올 들어선 중국과 산학연협력체계를 더 강화시켰다. 김 회장은 지난달 26일 북경에서 쉬즈찌앤(徐志堅) 중국산학연합작추진회장과 산학연관 협력공조방안 마련에 따른 MOU를 체결하고 친목도 다졌다.

양해각서엔 산학연 공동연구개발 확대, 산업체 인력교류, 중소기업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력을 주 내용으로 담았다. 특히 ▲산학연간 상호협력과 교류활성화를 통한 중소기업 기술경쟁력 강화 지원 ▲산학연간 공동연구개발 확대 ▲중소기업 연구개발 활성화 및 산업발전 협력 ▲회원기관을 포함한 두 나라 발전을 위한 상호관심사 협력 ▲녹색공학(Green Engineering), 환경경영(Eco-Management)을 목적으로 한 친환경제조 및 산업교류협력에 힘쓴다.

김 회장은 “중국산학연합작추진회와의 MOU로 우리를 중심으로 중국, 일본, CIS국가까지 아우르는 ‘동북아 국제산학연협력카르텔’이 생기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동북아의 산학연협력체제가 더 확대돼 ‘글로벌 산학연연맹’ 결성으로 발전하고 각국 산학연 정보·인력교류, 국제산학연포럼 개최, 국제산학연협력기금조성을 위한 협력체로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성상 기자 wss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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