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에 사는 이인재(30ㆍ남)씨는 "제과업체들이 빼빼로데이를 기념해 한정판으로 기획한 제품의 가격을 보면 기존 제품보다 개당 많게는 10∼50원 이상 비싸다"며 "여기에 각 유통업체마다 고안한 파생상품(쿠션, 인형 등)을 결합하면 수만원 깨지는 것은 금방"이라고 토로했다. 또한 "가격은 비싼데 제값만큼의 맛을 내는 것도 없고, 불량품도 많다"며 "작은 것 하나로 마음을 나눈다는 초기 취지랑 너무 멀어져서 거대한 상술만 판을 치는게 씁쓸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직장인 김경호(31ㆍ남)씨도 "사실 빼빼로데이에는 빼빼로만 주는 게 아니다. 연애할 때 마지못해 빼빼로를 사서 주기는 했지만 형식상 하나만 사서 주고, 다른 선물들을 여자친구에게 줘야만 했다"며 "한 마디로 상술의 일환이다. 다른 기념일도 아니고 특정 제품을 사서 그걸 기념한다고 하는 게 탐탁치는 않다. 특별한 의미가 없는 날이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마포구에 사는 신성모(30ㆍ남)씨는 "뭘 위한 날인지 모르겠지만 남들이 사니까 나도 사게 되는 군중심리가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며 "무슨 데이를 안 챙기면 나만 이상한 사람 되는 것 같고 어느새 서운한 남자친구가 돼 버린다. 전에 없던 이런 날들이 왜 생겨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회사원 최진경(29ㆍ여)씨는 "유치하다고 생각되면서도 직장생활에 찌들다 보니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는 하루가 되지 않을까 싶다. 생각하지도 못한 빼빼로 선물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며 "직장인들은 인간관계가 중요하다 보니 평소 돈 들여서 일일이 선물 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이때를 이용해 작게나마 빼빼로로 마음을 전달하는 기회도 될 수 있다"고 피력했다.
한편 한 포털사이트가 대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빼빼로데이'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학생 10명 중 4명(39.8%)은 '제과업체가 만들어낸 상술'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성친구가 없는 사람에게 공허감을 주는 날'이란 답도 14.4%를 차지해 절반 이상의 대학생들이 빼빼로데이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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