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후보는 정책을 설명하면서 "농민이 토양과 기후를 분석하고 그 해의 생산·수요를 예측해 적합한 농산물을 키우도록 유도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구미 불산사고나 산불이 났을 때 위험물질의 이동경로를 실시간으로 취합해 주민에게 가까운 대피장소 등을 안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 직후 곳곳에서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개념이 너무 추상적이라는 지적에서부터 이전 정부에서 실패한 정책의 총집합이 아니냐는 문제제기였다. 이번 정책을 실무적으로 총괄한 안종범·강석훈 의원은 발표가 끝난 뒤에도 기자들을 이해시키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번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박 후보는 하우스푸어·렌트푸어 대책으로 소유한 집의 일부 지분을 공공기관에 매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곧바로 수조원의 정부 재정 부담 문제와 전세수요 급증으로 전세금을 인상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역효과 우려까지 나왔다.
기자들이 너무 눈앞의 현실에만 매몰되어 있는 것일까. 아니면 '위스콘신학파'로 불리는 박 후보의 경제참모들이 너무 먼 미래를 보는 것일까. 훌륭한 경제학자가 훌륭한 정책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박 후보가 직접 고민해 볼 대목이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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