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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크루그먼 "경제적 불평등, 정치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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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숭실대에서 열린 '경제민주화, 어떻게 가능한가?' 특강에서 '경제'와 '정치' 연관성 강조

[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경제적 불평등은 정치의 문제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리스턴대 경제학과 교수(사진)는 10일 오후 숭실대에서 열린 '경제민주화, 과연 어떻게 가능한가?' 강연에서 이 같이 말했다.

폴 크루그먼 교수는 지난해 월스트리트에서 벌어진 시위를 언급하며 "현대사회는 1930년대보다 소득계층 상위 1%가 20배 이상 늘어났다"며 "1%에 속한 승자가 모든 걸 독식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소득 불평등이 심화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폴 크루그먼 교수는 "소득격차가 심화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정치적 변화가 경제적 변화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1970년대 이후 우파가 집권하면서 기업에게는 친화적이고 노동조합과 노동자에게는 불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며 "과거에는 노동자 연대가 사회적으로 중요하게 받아들여졌으며 고소득층에 대한 세율도 굉장히 높았다"고 분석했다.

사회적 양극화 심화는 저소득계층이 정치에서 소외되는 결과를 낳았다. 그는 "소득 하위 30%는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현실은 민주주의 이론과 달리 상위 30%, 사실상 상위1%의 뜻대로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과도정치체제라는 얘기다.

폴 크루그먼 교수는 경제 민주화에 대해 "과거에는 자연적인 권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방어해야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지속적으로 싸우고 방어하지 않으면 형평 사회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폴 크루그먼 교수는 소득양극화를 완화시키는 전략으로 '경제민주화에 대한 요구'와 함께 '보편적인 복지제도'를 언급했다. 그는 "저소득층에게만 해당되는 복지정책은 효과가 없다"며 "지속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보편적 복지제도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보편적 복지의 좋은 예로 국민의료보험제와 퇴직금제도를 언급했다. 폴 크루그먼 교수는 "미국의 퇴직금제도는 자산조사와 소득조사 없이 필요에 따라 분배하기 때문에 '자산재분배'기능도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재벌에 대해서는 '재벌의 힘을 견제할 수 있느냐의 여부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폴 크루그먼 교수는 "규모가 큰 기업이 나쁘다는 선입견에서는 벗어날 필요가 있다"며 "다만 대기업의 힘과 권력이 남용되는 걸 막기 위해서 '견제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경제를 위기에 빠뜨린 '금융업'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했다. 그는 "금융업은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증권상품을 만들어 끔찍한 주택거품으로 경제위기를 초래했다"며 "금융이 혁신을 가져왔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또 "차입규모와 파생상품 등 금융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며 "금융업계에서 불만을 토로하더라도 규제를 강화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폴 크루그먼 교수는 1953년 미국 뉴욕에서 출생해 예일대학교를 졸업한 후 MIT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 2005년 미국의 부동산 거품 붕괴로 경제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지면서 적중해 유명세를 탔다. 이후 2008년 국제무역과 경제지리학의 영역을 통합한 업적을 인정받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프리스턴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임 중이다.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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