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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인간답게 살고픈 도시인들, 캠핑을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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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무표정한 인파에 시달리는 출근길. 회사에 도착하면 이미 녹초가 돼 있다. 사무실에 갇혀 있는 동안 하루는 쏜살같이 지나가고 바깥 세상에 비가 멎었는지 햇빛이 쏟아지는지 아무것도 감지할 수 없다. 드디어 '탈옥'을 하는 저녁 시간, 집에 돌아가 쓰러져 자고 나면 똑같은 날이 되풀이될 것만을 안다. 벼락같이 탈출 충동이 찾아오는 건 당연한 일이다. 전부 그만두고 전혀 몰랐던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고 싶은 충동 말이다.

최근 몇 년간 불어닥친 캠핑 열풍 역시 탈출하고픈 욕망의 연장선상에 있대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캠핑 노마드' 역시 사람들이 캠핑을 시작한 이유를 '자연에 대한 결핍감'에서 찾는다. "삭막한 회색 빌딩 숲 속에서 자동차 매연을 마시며 살게 된 도시인들이 자연의 소중함과 함께 그동안 잊고 있었던 캠핑의 가치를 깨닫게 된 것이다." 주말에 떠나는 캠핑은 '인간답게 살고 싶은' 도시인들의 짧은 도주극이나 다름없다.
여행자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여행 가이드북을 내 온 '여행가' 였던 저자에게도 캠핑은 새롭게 다가왔다. 자연 속에 그대로 머무는 '야성성'에 끌렸던 것이다. 덕유산에서 캠핑을 체험한지 1년 후 그는 훨씬 더 스케일이 커진 캠핑에 도전한다. 일본 전국을 캠핑으로 누비는 계획이었다. 나고야에서 시작해서 아오모리까지 일본 혼슈를 훑고 홋카이도로 넘어가는 대장정이다.

여행이 주는 대리만족은 이 책의 1차적 기능이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갖가지 인물들의 일화는 덤이다. 저자와 동행한 여행 커뮤니티의 회원들에서부터 우연히 만나게 된 사람들의 파티까지 여행의 매력은 '미지와의 조우'에 있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된다. 그리고 여행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자기성찰을 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이기도 하다. 저자가 배의 갑판에서, 고요한 밤하늘에서 문득 맞닥뜨리는 '노마드적 삶'에 대한 깨달음은 여행 그 자체보다도 크게 다가온다. 홀로 떠난 여행에서 어느 순간 스스로의 삶을 복기하고 살아가는 이유를 생각해 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저자가 책 말미에 남겨 둔 아나톨 프랑스의 말을 '몸으로'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길이 아름다우면 그 끝이 어디를 향하는지를 묻지 말고 그 길을 향해 걸어야 한다."

캠핑 노마드/왕영호 지음/꿈의 지도/1만 3000원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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