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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위기는 인재(人災)다<슈피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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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지난 2000년 이후 10년 사이 미국의 옥수수 밭 면적이 293만헥타르에서 329만헥타르로 12.4% 늘었다. 옥수수 경작지는 늘었지만 최근의 가뭄으로 옥수수 가격은 지난 10주 사이 40% 껑충 뛰었다.

옥수수 값 급등이 현재도 진행 중인 가뭄 탓으로 보이지만 인재(人災)라는 주장이 등장했다.
식량위기는 인재(人災)다<슈피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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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온라인판은 최근 곡물가격 급등이 천재(天災) 아닌 인재라며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외에 바이오연료, 투기, 곡물의 사료 전용 등을 곡물가격 상승의 배경으로 꼽았다.
미국은 2005년 휘발유에 바이오에탄올을 첨가하도록 조치했다.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친환경 정책이지만 이는 어느 새 식량위기의 주범으로 등장한 것이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옥수수 가운데 식량으로 소비되는 것은 11%에 불과하다. 39%가 식량 아닌 연료로 전용된다. 그리고 37%가 가축용 사료로 쓰인다. 나머지 13%는 수출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보다못해 미 당국에 바이오연료 정책을 일시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미국이 옥수수를 바이오에탄올 생산에 전용하지만 않아도 옥수수가 남아돈다는 이유에서다.
독일에서는 이미 식량과 연료 가운데 양자택일해야 한다는 논쟁 중 식량 중시론이 승리했다. 독일은 지난해 에탄올 10%가 포함된 바이오연료 판매를 금했다. 그러나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으로 대처가 늦어 상황이 악화하고 말았다.

투기도 곡물가 상승을 부채질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2008년 쌀 값이 하루 사이 30%나 급등할만큼 시장을 교란시킨 투기세력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투기의 주범은 투자은행과 연금펀드들이다. 이들은 선물계약으로 이익을 얻는다. 곡물 가격이 어떻게 되든, 사람들이 굶주리든 말든 이는 관심 밖이다. 투기세력의 지나친 개입으로 들썩이는 선물가격은 현물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독일의 코메르츠방크, 데카방크, 란데스방크 바덴 위르템베그크 등 세 은행은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농산물 관련 선물거래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반면 독일의 대표적 금융기업인 알리안츠와 도이체방크는 여전히 각각 62억유로(약 7조122억원)와 46억유로를 식품 관련 투기상품에 투자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곡물중앙은행' 설립으로 투기세력을 몰아내자고 주장한다. 각국 중앙은행이 화폐정책으로 경제를 관리하듯 곡물중앙은행은 곡물 값이 오르면 곡물을 방출하고 내리면 사들이는 식으로 곡물 값 안정에 매달려야 한다는 논리다.

변화한 식습관도 곡물 가격을 불안하게 만드는 근본 원인이다. 신흥국 중심으로 육식이 늘어 가축 사육을 위한 사료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경우 1인당 육류 소비량이 1990년 26㎏에서 현재 56㎏으로 늘었다. 그 결과 사료용 곡물이 부족해진 중국은 곡물 수입국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돼지고기 1㎏을 얻는 데 사료 3㎏이 들어간다. 육류 소비만 줄여도 곡물위기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슈피겔은 가정도 식량위기에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정에서 소비되는 식료품 가운데 33%가 음식 쓰레기로 버려진다. 이런 현실에서 식량위기를 해결하기란 어려운일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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