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트나는 지난 19일(현지 시간) 코벤트리헬스케어를 56억 달러(한화 6조 3481억 원)의 인수가격을 제시했다. 주당 42.08달러로 지난 주말 종가 34.94에 20%의 프리미엄을 얹은 것이다. 규모면에서 지난 달 웰포인트의 인수가를 뛰어넘는 사상 최대다.
애트나의 코벤트리헬스케어 인수는 지난 6월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방안인 오바마 케어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부터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미국 연방법원은 지난 6월 '오바마 케어에 합헌'이라고 판결했다. 당초 미 언론의 예상을 깬 깜짝 판결이었다. 재판 이후 보험관련주가 급등하면서 보험업계의 인수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애트나는 코벤트리를 품으면서 보험업계 인수 물결에 합류했다. 의료보장 제도인 메디케이드 확대에 대비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조치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의하면 연방 법원의 메디케이드 합헌 판결 이후 코벤트리 인수 논의는 급속도로 진행됐다.
마크 베르톨리니 애트나 CEO는 “헬스 케어 개혁을 앞서 준비하기 위해 인수를 고려했다”면서 “현재 우리에게는 사업 다각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의료시장 개혁으로 메디케이드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향후 오바마 케어 확대로 1700만 명이 메디케이드의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주정부의 재정부담 때문에 민간 보험사들의 역할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컨설팅업체 세갈의 보험부문 책임자인 에드워드 캐플란은 “메디케이드 시장은 앞으로 몇 년간 보험업계에서 가장 크게 성장할 영역”이라면서 “웰포인트의 아메리그룹 인수로 다른 보험사도 인수를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2012년 11월 대선이다. 당선자에 따라 보험업계의 합종연횡은 실패로 돌아갈 수 있다. 공화당 대선후보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총선 공약으로 오바마 케어의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미 보험업계에는 정치 환경에 따라 리스크가 존재하는 셈이다.
미 보험업계는 반대편에도 ‘보험’을 들며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 오바마 당선시 예상되는 메디케어에 대비하는 동시에 롬니 당선시 예상되는 민간보험 독주체제에도 대비하는 모양새이다.
애트나는 지난달 비영리 재단인 아메리카 액션 네트워크(AAN)에 300만 달러 이상 자금을 댄 것으로 나타났다. 비영리 단체에 기부하면 돈을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될뿐더러 면세 혜택을 받는 점을 노렸다. 공화당 지지 성향인 AAN은 건강보험개혁법을 지지한 의원을 공격하는 광고에 수백만 달러를 썼다.
김재연 기자 ukeb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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