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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수요는 죽지 않는 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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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원유 수요는 경제의 좀비와 같다.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 경제둔화에도 꺾일 줄 모르는 원유 수요 증가와 높은 유가를 놓고 한 말이다.

좀비란 저예산 공포영화에 나오는 ‘살아있는 송장’(living dead)을 말하는 데 FT는 경제성장이 활기를 잃었는데도 상승세를 지속하는 국제 원유 수요와 유가를 그것에 비유했다.
FT에 따르면 유가상승을 막을 요인은 한 둘이 아니다. 원유소비처인 유럽대륙과 중국,미국의 경제가 신통치 않다. 유로존(유로 사용 17개국) 성장률은 2.4분기 -0.2%로 뒷걸음질 쳤다. 국채위기로 성장률이 급락하고 있다.

원유소비 대국인 미국은 1.4분기 2.0%에서 2.4분기에 1.5%로 성장세가 둔화됐고, 세계 최대 소비국인 중국도 같은 기간중 8.1%에서 7.6%로 꺾였다.

그렇지만 유로존 등에 원유를 공급하는 북해 유전의 정기 보수에다 핵개발과 관련한 이란 경제제재 단행으로 원유 공급량이 줄었다.
게다가 북반구의 여름철 휴가철을 맞아 휘발유 등 석유제품 소비가 늘어났고 석유화학제품의 원료인 나프타 수요도 회복세를 보이는 등 정유사들의 수요가 증가했고 더운 날씨로 아시아와 중동에서 냉방수요가 증가하면서 발전용 석유도 꾸준했다. 미국의 석유소비는 지난 5월중 전년 동기대비 1.9%가 증가해 2011년 3월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이런 이유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최근 세계 원유수요는 초기의 하향세를 극복하고 안정된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세계 원유 수요 전망을 하루 90만 배럴로 상향 조정했다.이는 과거 10년 평균인 110만 배럴보다 조금 적은 것이다.

이같은 전망은 좀비가 살아갈 먹이가 많다는 뜻이 된다. 유가는 벌써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7월 수준까지 치솟았다.유럽에서 쓰는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16일 배럴당 116.43달러,미국에서 쓰는 서부텍사스유(WTI) 선물가격도 95.56달러를 기록하는 등 최근 계속 오름세를 타고 있다.

특히 브렌트유는 지난 8주 사이 근 30%가까이 올랐는데 약세를 보이는 유로화를 기준으로 할 경우 배럴당 93.40 유로로 2008년 7월 수준과 거의 같다.

한국이 주로 도입하는 두바이유도 111.23달러로 올랐고 우랄유도 큰 폭으로 올랐다.

현물가격은 선물가격도 더 뛰어 역전현상(backwardation)이 발생했다고 FT는 진단했다.

FT는 그러나 원유수요 회복세가 단명할 것으로 전망했다. 냉방과 휴가와 같은 계절요인은 수요가 증가하는 겨울철이 오기전에 사라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인도 루피처럼 달러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는 지역에서는 도매가격은 최종 소비자가격을 고통스런 수준까지 치솟게 해 수요를 억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위스의 석유 컨설팅회사인 페트로믹스의 올리비에 제이콥이 “우리는 현재 수요파괴 영역에 다시 돌아왔다”고 평가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라고 할 수 있다.

FT가 내린 결론은 아무리 끈질긴 좀비도 결국에는 죽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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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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