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강도, 전과 늘어날 수록 혼자 범행에 나서는 단독범 비율 높아져

[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60대 노모씨는 지난 3월 지하철역에서 스마트폰을 훔치다가 경찰에 잡혔다. 노씨는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승강장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정모씨(25·여)가 지하철에 타는 순간을 노렸다. 노씨는 정씨의 상의 주머니에 있던 스마트폰을 일명 ‘맨손빼기(맨손으로 주머니 금품을 꺼내는 것)’ 수법으로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노씨의 절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15세 때 특수절도로 입건된 이후 노씨는 절도 등으로 전과가 이미 19범이었다. 지난 1982년에는 명동지하상가에서 소매치기를 단속하던 경찰관을 소매치기 조직원들과 칼로 찌르고 도주한 전력도 있었다. 나이가 들어 소매치기 조직에서 버림받은 노씨는 경비원으로 일하다가 ‘예전 버릇’을 버리지 못해 혼자 범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범죄도 '동업'은 불편해서 일까? 아니면 내 몫으로 혼자 다 챙기겠다는 욕심 때문일까? 절도나 강도는 다른 범죄에 비해 전과가 많을수록 혼자 범행을 저지르는 단독범행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대검찰청 '범죄분석'에 따르면 2010년 한해동안 범죄를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절도와 강도의 경우 '단독범 비율'이 전과가 많아질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2010년 9만4608명의 절도범을 초범, 2범, 3범, 4범 등으로 나눠서 이 가운데 혼자 범행을 저지른 비율을 분석했을 때, 초범의 50.0%만 단독범이었지만 전과가 많아질수록 단독범 비율이 함께 늘어나 전과가 9범 이상일 경우에는 75.2%가 단독범이었다.

강도의 경우도 같은 패턴을 보여 전체 3061명 중 초범의 31.7%만 단독범이었던 반면 전과 8범은 55.2%가 단독범으로 전과가 많을수록 단독범 비율이 증가했다.


반면에 살인사건의 경우 전과 횟수와 단독범의 비율이 서로 상관관계가 없었다. 살인을 처음 한 사람이 혼자 범죄를 저지른 경우는 전체 929명 중 82.0%였지만 전과4범이 혼자 살인을 저지른 경우는 80.5%로 오히려 낮아진다.


범죄 유형별로 단독범의 비율이 각각 다른 이유는 범죄 동기에서 엿볼 수 있다. 절도와 강도, 살인의 범행 동기 가운데 '우발적 동기'가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다. 다만 절도와 강도는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비율이 각각 33.6%와 25.6%였던 것에 비해 살인은 50.8%가 '홧김'에 발생했다.


바꿔 말하면, 절도와 강도는 살인사건에 비해 더 계획적이고 의도적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사례에 나온 노씨의 경우처럼 일단 소매치기를 하기로 마음먹은 후에는 범행대상, 범행물건 등을 미리 물색하고 범행에 나서는 셈이다.


더불어 절도와 강도는 생활비나 유흥비 마련을 위해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도 많아 손쉽게 '한탕'을 노리는 범죄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수법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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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관계자는 "절도나 강도 같은 범행은 초범이나 2범일 때 배웠던 범행 수법을 이용해 전과가 거듭될수록 혼자 범행에 나서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에 일반적으로 살인은 홧김에 저지르는 경우가 많아 전과횟수와 단독범 사이에 뚜렷한 패턴이 없다"고 밝혔다.


한번…두번…거듭 할수록 '혼자가 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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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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