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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 선정 앞둔 서초우성3차…"조용한 물밑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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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당경쟁 서울시 경고조치로 마케팅 요원들 철수

▲4일 오후 찾은 서초 우성3차 아파트 입구에는 한산한 가운데 사업시행인가 완료를 알리는 현수막만이 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4일 오후 찾은 서초 우성3차 아파트 입구에는 한산한 가운데 사업시행인가 완료를 알리는 현수막만이 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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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서울 서초구 우성3차 재건축 단지의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메이저 건설사간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서초 우성 3차만 보면 300가구가 채 되지 않는 작은 단지에 불과하지만 인접한 우성 1·2차 등 재건축 수주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건설사들에겐 의미가 크다.

지난 4일 주말 오후. 기자가 서초 우성 3차 아파트를 방문했을 때 단지내 분위기는 시공사 선정을 위한 업체간 마케팅 열전으로 분주할 것이란 기대와는 달리 사뭇 한산했다. 아파트 입구에 붙은 사업시행인가 완료를 알리는 현수막만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시공사 선정을 앞둔 재건축 단지의 경우엔 시공사 담당직원들이 조합원들에게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펼치기 위해 아침·저녁으로 인사를 하거나 가가호호 방문해 마케팅을 펼치는 아웃소싱(OS) 홍보요원들로 분주하다.

서초 우성 3차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공공관리제를 통해 재건축을 추진하는 서초 우성3차는 지난달 삼성물산·GS건설·대림산업 등이 과당 경쟁을 이유로 서울시·서초구로부터 경고를 받으면서 OS 요원들의 단지내 출입이 제한됐다. 이에따라 OS 홍보요원들은 모두 철수한 상태이며 일부 건설사들은 본사 직원들이 직접 나와 홍보활동을 펼치는 등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1980년 지어진 서초 우성3차 아파트는 100.61㎡(이하 전용면적 기준) 96가구, 102.38㎡ 187가구, 156.8㎡ 72가구 등 276가구 규모다. 지난달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앞두고 있다. 시공사는 빠르면 오는 11월 결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4월 재건축 시공사 선정이 있었던 과천 주공6단지의 모습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다"면서 "이 단지만 보면 재건축 매력이 없지만 이번 수주가 우성 1·2차, 신동아, 무지개 아파트 등 주변 단지들의 재건축 수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예전 같으면 수백명의 OS요원들을 투입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삼성그룹 사옥이 위치한 서초동 일대를 '래미안 타운'으로 조성한다는 전략으로 그 시작인 서초 우성3차 시공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삼성물산은 우성 1· 2· 3차, 신동아, 무지개 아파트 5개 단지를 잇는 산책로를 조성하고, 각 단지마다 테마형 커뮤니티 시설을 도입하는 등 '삼성타운'을 강남역의 랜드마크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GS건설과 대림산업도 서초동 일대에서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재건축 아파트 수주를 통해 부동산 불경기를 이겨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롯데건설은 당초 서초동 롯데칠성 부지 개발과 함께 롯데타운으로 개발할 계획을 갖고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시공사들이 홍보활동을 대폭 축소한 데는 재건축 사업이 예전처럼 큰 수익을 내기 힘들다는 점도 이유가 되고 있다. 한 시공사 관계자는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공사비를 인하하고 질은 좋게 만들어야 하는 데 대물변제 등 계약 조건도 까다롭고 정책적으로 너무 억눌러 남는 게 없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홍보비까지 늘면 수익성은 더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재건축 방식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조합원 김모씨는 "그 동안 재건축 아파트들을 보면 비리 사건도 많고 항상 시끄러웠다"면서 "시공사들이 홍보활동 하면서 쓴 돈이 결국 공사비에 반영돼 조합원들의 손해로 이어져 왔는데 우리 조합은 그걸 사전에 예방하고 가격을 내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공사비가 조금 더 들어가더라고 강남 수준에 맞게 재건축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형과 생활수준에 따라 재건축에 대한 의견이 크게 엇갈린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서초 우성3차가 조합을 중심으로 조용하게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데는 조합원들의 특성이 잘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초 우성3차 조합원 중에는 대기업 고위임원, 법조인, 회계사 등 다양한 경험과 연륜이 있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재건축 과정에서 비리 등 잡음이 생기면 망신이라는 생각이 강하고 재건축 과정을 잘 알기 때문에 관련자들이 함부로 행동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시공사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시장은 조용했다. 단지 내 상가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지난 4월 급매 거래가 이뤄진 이후부터는 문의전화도 없다"면서 "집값이 계속 하락하는 상황이어서 재건축 물건에 대한 관심이 없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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