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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는 되는데, 인유는 왜 안 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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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한국지엠 인천유나이티드FC 후원 요청 외면에 속앓이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맨유는 되는데, 인유는 왜 안 됩니까?"

인천시가 지엠의 냉정한 마케팅 전략에 속을 끓고 있다. 영국의 축구 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는 "광고 효과가 좋다"며 수백억원대의 스폰서를 해주면서 인천시가 간절히 요청한 시민 축구단 '인천유나이티드FC'(인유) 후원은 2년째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송영길 인천시장은 지난 1일 저녁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 사장과 만찬을 갖고 '협조'를 요청했다. 이날 만남은 지엠의 글로벌 브랜드 '쉐보레'가 맨유와 5년간 스폰서십 계약을 맺어 수백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소식이 알려진 직후 인천시의 요청으로 만들어졌다. 글로벌 자동차 생산ㆍ판매망을 완성한 지엠은 미국 미식 축구 광고 스폰서를 포기하고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한 맨유를 후원해 글로벌 광고 효과를 누리겠다는 전략으로 스폰서십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시장은 이 자리에서 '쉐보레'의 맨유 후원처럼 한국지엠도 인유를 후원해달라고 간접적으로 요청했다. "맨유는 수백억원을 후원해 준다는데 인유도 좀 도와달라"는 것이다.

송 시장은 취임 직후 마이크 아카몬 당시 사장을 만나 후원을 요청하는 등 2~3차례에 걸쳐 한국지엠 측에 인유 후원을 요청했지만 여태 성사되지 않은 상태다.
송 시장으로선 체면이 구겨질대로 구겨진 상태지만, 이날 재차 호샤 사장을 만나 후원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사정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인유는 후원이 줄어 들면서 지난 3월 선수단에 월급을 못 주는 사태가 벌어지는가 하면 허정무 감독이 사퇴하는 등 위기에 처했다. 현재 프로축구 정규 리그 성적도 바닥이다.

대주주격인 인천시도 유동성 부족ㆍ대형 프로젝트 사업 지출 등이 겹쳐 올해만 1조원 넘게 현금을 긴급 조달해야 하는 등 '재정 위기'에 빠져 인유를 돌봐줄 상황이 못 된다.

한국지엠은 옛 지엠대우 시절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약 100억 원 가량을 후원해 주는 등 인유의 주요 스펀서 역할을 했었다. 하지만 2010년 1조원 대가 넘는 적자를 본 후 지원을 중단했다

특히 한국지엠은 2000년대 후반 들어 외국인 경영진이 대거 취임한 이후 인천시ㆍ부평구 등 지역 사회에서 요청한 여러 후원ㆍ스폰서 제안에 대해 번번히 거절하는 등 냉정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마케팅에 도움이 되면 지원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온정주의식' 지원은 사양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송 시장-호샤 사장 만찬에서도 송 시장의 요청에 대해 호샤 사장이 "고려해 보겠다" 수준의 원론적인 답변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 경영진은 인유의 성적이 저조한데다 팬·관중도 적고 특히 TV 중계가 많지 않아 후원을 해줘도 마케팅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스폰서십 체결에 소극적이다. 반면 최근 프로야구 붐을 타고 관객이 급증한 인천 연고 SK와이번스와는 스폰서십을 맺고 후원 중이다.

이에 따라 인천 지역에선 "김우중 회장이 1년에 수십 억원씩 지원해 주던 대우그룹 시절과 비교해 너무 하는 것 아니냐", "한창 어려울 때 차 팔아주기 운동을 하는 등 도와줬는데 섭섭하다"는 반응이다. 실제 한국지엠은 얼마 전 부평구로부터 무단으로 구청 소유지를 점용해 도로로 사용해다는 이유로 과태료를 부과받기도 했다. 예전처럼 부평구와의 우호적인 관계가 유지됐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지엠쪽에 계속 인유 후원을 요청하고 있다. 송 시장이 다시 한 번 결정을 촉구하기 위해 만난 것으로 실무진 차원에서는 어느 정도 얘기가 오고가고 있다"며 "조금만 기다리면 성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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