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 창신3동, 2일 오전 9시부터 90˚ 절개지 암벽타고 환경정비 실시
해당 절개지(창신동 23-813 외 3곳)는 일제강점기에 채석장으로 사용됐던 아픈 역사 흔적이 높이 25m, 길이 40m, 90° 절벽으로 남은 곳이다.
이 곳은 서울 4대산 중 하나인 낙산 일부로 광복을 맞지 못했다면 지금 낙산은 사라져버리고 없을지도 모를 일이다.
환경정비가 이루어질 지역은 지난 1989년 안전 철망을 설치해 일반인의 출입이 불가한 곳으로 평소에는 청소하는 것이 불가능한 지역이다.
이렇게 함부로 버려지는 담배꽁초 등은 절개지 아래 주택으로 떨어져 화재를 유발할 수 있고 돌 틈으로 뿌리를 내리는 가죽나무는 절벽에 균열을 만들 수 있어 절개지 아래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는 항상 큰 위험요인으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창신3동은 이 지역 주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던 중 직접 절개지면에 접촉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해 일반인이 아닌 암벽등반 전문가일 경우에만 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
이에 따라 서울특별시 산악연맹에 협조를 구했고 흔쾌히 참여하겠다는 답변을 얻어 그들의 봉사로 이번 정비를 실시하게 됐다.
올해로 네 번째를 맞이하는 이번 환경정비는 서울특별시 산악연맹 산하
광운OB산악회 협조로 이루어지며 암벽등반대원 10명과 동주민센터 직원 12명, 마을주민 15명 등 모두 37명이 참여한다.
암벽등반가들은 절개지를 따라 내려오며 쓰레기와 가죽나무 등을 제거하고 주민들과 동사무소 직원들은 절개지 아래쪽에서 함께 잔여물을 치우게 된다.
그리고 주민자치위원회는 절개지 청소에 참여한 산악회원 등 30여명에게 중식과 음료를 제공하는 등 적극적으로 동참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번 행사가 일회성이 아니라 주기적인 행사가 될 수 있도록 서울시 산악연맹과 협조해 앞으로도 꾸준히 환경정비를 할 계획이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이번 정비를 통해 암벽등반가들이 절벽을 타며 작업을 하는 보기 드문 풍경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더불어 사람들의 아름다운 마음이 모여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이 만들어지는 따뜻한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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