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오는 길 스마트폰으로 문자가 도착한다. 올해 95세인 어머니의 최근 활동량과 건강 관련 정보를 정기적으로 알려주는 자동 문자서비스다. 어머니를 홀로 남겨두고 여행을 떠나는 것이 마음에 걸리지만 실시간 문자서비스에 안심이 된다. 어머니 집으로 배달될 고령자용 도시락도 이미 주문해 놓았다.
일본의 고령자 시장은 더 이상 간병과 복지 등에 머무르지 않는다. 젊은 소비 성향에 따라 시장의 경계는 허물어졌고 고령층은 더욱 두터워지는 등 산업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이들 신 고령세대는 가격보다는 브랜드 가치를 중요시하는 소비를 하고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기기 사용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 반면 고령자 전용 서비스에 대해서는 저항감을 갖는다. 또한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여행상품과 취미를 반영한 주택 개조 등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
일본 정부와 기업들은 신 고령세대의 부상을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65세 이상을 모두 같은 고령자로 볼 것이 아니라 고령자가 고령자를 부양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65세까지 기업의 재고용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다. 고령자 고용을 늘려 사회보장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활력이 넘치는 사회를 만들자는 의도다.
일본은 고령화를 앞서 경험한 나라로서 관련 산업을 후발 고령화 국가에 수출하기도 한다. 일본 롱라이프홀딩스는 최근 중국에서 고급 요양시설 운영사업을 시작했다. 향후 중국 전역에 100개의 시설을 세울 계획이다.
윤재천 코트라 시장조사실장은 "일본의 움직임은 고령화시대를 대비해야 하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우선적으로 일본의 예와 같이 젊어진 고령층의 활력을 활용하기 위한 제도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은 향후 고령자들의 소비 추세 변화에 유의하며 새로운 시장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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