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사를 비롯한 여권의 잠룡들은 올들어 1.5%에서 2%대의 지지율에 머물러있는 만큼 물밑 접촉을 통해 '경선 룰 변경ㆍ비박 연대' 카드를 꺼내들었다. 새누리당 비박 진영에서는 가장 먼저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 지사를 비롯해 7선 고지를 밟은 정몽준 의원, '왕의 남자' 이재오 의원이 대권주자로 나설 예정이다. 총리를 지낸 정운찬 전 동반성장위원장과 경남도지사 출신의 김태호 의원도 잠재적 잠룡으로 분류된다.
박 위원장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박 위원장은 23일부터 강원지역을 시작으로 2주간의 민생투어에 돌입했다. 김 지사를 비롯한 여권 잠룡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당내 경선을 조기에 가열시키지 않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박 위원장은 여권의 대선 주자들이 '정치행보'에 박차를 가하는 동안 민생에 역점을 둠으로써 '민생을 챙기는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차별화 전략이다.
정몽준 의원은 각계 인사들을 두루 만나 의견을 조율한 뒤 주말쯤 여의도에 캠프 사무실을 마련해 대선 출정식을 가질 계획이다. 이재오 의원은 25일부터 부산을 시작으로 다음달 15일 전당대회 이전까지 지역 민심을 살피는 민생투어에 들어간다. 김태호 의원과 정운찬 전 총리는 정치권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적절한 대선 출마 선언을 위한 타이밍을 살펴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려스러운 눈빛을 보내고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사흘 전까지만 해도 김 지사 쪽에서 불출마 입장을 밝혀왔는데 며칠 만에 입장을 180도 바꾼 것은 청와대가 움직였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청와대 음모론을 제기했다. 또 다른 의원은 "경선 과정에서 상호비방과 흠집내기가 진행되면 결코 유리하지 않다"며 "경선 룰 변경을 빌미로 경선 불참이나 불복종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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